[대온 법률사무소] 육아도우미에게 범죄경력증명서 요구, 불법?
[단비팩트체크] 개인 간 육아도우미 채용 시 범죄경력확인의 적법성 검증
온라인 커뮤니티
"(육아도우미 구직자에) 범죄경력증명서 요구하면 불법 아님?” (2026.04.09. / 디시인사이드)
출처자료: '디시인사이드' 이거 불법 아니냐
[검증이유]
지난 4월 28일, 디시인사이드 당근마켓 갤러리에는 한 당근마켓 이용자가 육아도우미를 구하며 범죄경력증명서를 요구한 것을 두고 “범죄경력증명서 요구하는 거 불법 아님?”이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비슷한 의문은 지난 3월 18일 블라인드에서도 제기됐다. 의문을 제기한 사람은 역시 한 당근마켓 이용자의 구인 글을 인용하며 “범죄경력증명서 요구하는 거 자체가 범죄행위 아님?”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개인 간 채용으로 베이비시터(육아도우미)를 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개인이 직접 육아도우미를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이성이 있지만, 육아를 맡기는 일인 만큼 구직자의 신원이 명확한지에 대해 불안감을 가질 수도 있다. 법적 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개인이 직접 구인에 나서다 보니 구인자가 구직자에게 무엇을, 얼마나 요구할 수 있느냐를 두고 새로운 법적 쟁점도 발생한다. 개인이 육아도우미를 구인할 때 범죄경력증명서를 요구할 수 있는지 적법성을 따져본다.
[팩트체크 요약]
- 타인의 범죄경력자료를 취득하는 것은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이하 형실효법) 6조 3항에 따라 법이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허용되지 않음.
- 육아도우미 등을 채용하는 아동 청소년 관련 기관장은 채용 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제56조 5항), 아동복지법(제29조의3 5항)에 따라 성범죄, 아동 학대 관련 범죄를 확인할 의무와 권한이 있음.
- 그러나 육아도우미를 고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러한 의무와 권한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며, 법적 요건과 자격을 갖춘 기관만이 취업자의 범죄 경력을 확인할 수 있음.
-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육아도우미를 구인할 경우 기관이 아닌 개인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의 법적 지위가 없음. 따라서 범죄 경력을 확인할 권한이 주어지지 않음.
- 개인이 육아도우미에게 범죄경력자료를 요구하는 행위는 실제로 범죄경력자료의 교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법 소지가 있음. 그러나 형실효법이 직접 금지하는 핵심 행위는 범죄경력자료의 취득·사용이고, 요구하는 행위 자체의 위법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법적 해석이 갈림.
- "범죄경력증명서를 요구하면 불법"이라는 검증문은 전반적으로 사실에 부합하지만, 행위의 불법성과 직접 연관되는 행위는 요구 자체보다 범죄경력자료의 취득·사용에 있어 맥락 누락이 발생함. 따라서 단비뉴스는 해당 검증문을 '대체로 사실'로 판정함.
[검증방법]
- 범죄경력조회와 범죄경력자료 취득이 가능한 경우를 확인하기 위해 형실효법을 살폈다.
- 범죄경력자료가 민감정보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개인정보 보호법을 살폈다.
-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이 채용 시 취업자의 성범죄 경력을 확인할 의무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살폈다.
-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이 채용 시 취업자의 아동 학대 관련 범죄 경력을 확인할 의무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아동복지법을 살폈다.
- 취업자의 성범죄·아동 학대 관련 범죄 경력을 확인할 자격과 의무가 있는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의 법적 요건을 알아보기 위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과 아동복지법을 살폈다.
- 변호사들에게 개인 간 육아도우미 구인 시 범죄경력자료를 요구·취득하는 행위의 위법성을 물었다.
[검증내용]
지난 4월 28일, 디시인사이드 당근마켓 갤러리에는 “이거 불법 아니냐”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집에서 18개월 여자아이를 돌봐 줄 사람을 찾는 당근마켓 구인 글을 캡처해 인용했다. 캡처한 자료를 보면, 구인 글 게시자는 제출 서류로 범죄경력증명서를 요구하고 있었다. 디시인사이드 이용자는 이에 대해 “범죄경력증명서 요구하는 거 불법 아님?”이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법 위반 소지가 있음에도 육아도우미의 범죄 경력을 확인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부산에서 유치원생 자녀를 키우는 구경리(25) 씨는 “잠깐이라도 아이를 맡기는 일인 만큼 가족이 아닌 타인에게 맡길 땐 불안감이 생긴다”며 “안전상의 이유로 성범죄 등의 범죄 이력을 확인할 수만 있다면 확인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에 사는 장은진(50) 씨도 “가끔 집 근처에 사는 5살 조카를 돌보고 있다”며 “사건과 사고가 워낙 잦아 한두 시간 정도 봐주거나 등·하원 도우미가 아닌 장시간 아이를 맡겨야 한다면 범죄 이력도 확인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 타인의 ‘범죄경력자료’ 확인, 원칙적으로 허용 안 돼
범죄경력증명서란 무엇일까. 일상적으로 흔히 쓰이는 단어이지만, ‘범죄경력증명서’라는 이름으로 국가기관이 발급하는 문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통상 범죄경력증명서라고 부르는 것은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이하 ‘형실효법’)상 ‘범죄경력자료’ 또는 ‘수사경력자료’에 해당하며, 이를 발급한 공식 문서가 ‘범죄·수사경력회보서’다. 형실효법 제2조 제5호는 ‘범죄경력자료’의 범위를 ▲벌금 이상의 형의 선고, 면제 및 선고유예 ▲보호감호, 치료감호, 보호관찰 ▲선고유예의 실효 ▲집행유예의 취소 ▲벌금 이상의 형과 함께 부과된 몰수, 추징(追徵), 사회봉사명령, 수강명령(受講命令) 등의 선고 또는 처분에 관한 내용이 담긴 자료로 정의한다. 범죄·수사경력회보서에는 사실상 개인의 범죄 경력에 대한 모든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자신의 범죄 경력 확인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경찰청 범죄경력회보서 발급시스템을 통해 받아볼 수 있다.
범죄경력자료를 타인이 조회, 사용, 취득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형실효법 제1조는 ‘전과기록 및 수사경력자료의 관리에 대한 기준을 정함으로써 전과자의 정상적인 사회복귀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입법 목적을 명시하고 있다. 신동우 대온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개인의 전과가 함부로 공개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전과자의 사회복귀라는 사회적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이 법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최지영 법무법인 법승 변호사도 “권한 없는 자의 범죄경력자료 조회와 사용, 취득 등의 행위를 제한해 전과자의 사회복귀를 보장하려는 것이 형실효법의 입법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채다은 법무법인 한중 변호사는 "형실효법이 보호하려는 법익은 크게 두 가지"라며 "첫째는 전과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불필요하게 공개·유통되지 않을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고, 둘째는 전과자가 낙인 없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복귀 보장"이라고 설명했다.
범죄경력자료는 민감정보로 분류된다.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제18조는 민감정보의 범위를 규정하고 있는데, 제2호에서 ‘범죄경력자료’를 명시하고 있다.
◯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은 채용 시 ‘범죄경력 조회’ 필수
그러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이 사람을 채용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취업자의 성범죄·아동 학대 관련 범죄 경력을 의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아이 돌봄 서비스 제공기관이나 공공 아이돌봄센터에서 근무하는 육아도우미·아이돌봄사 역시 범죄 경력 확인 대상이다. 이러한 제도의 목적은 아동·청소년을 성범죄 및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데 있다.
형실효법 제6조 1항은 타인의 범죄경력자료를 취득하거나 확인할 수 있는 예외적 사항을 정하고 있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범죄 수사 또는 재판을 위해 필요한 경우, 외국인의 귀화 및 체류 허가에 필요한 경우, 공무원과 군인의 임용에 필요한 경우, 이 밖에도 다른 법률에서 범죄경력조회 및 수사경력조회와 그에 대한 통보를 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경우 타인의 범죄경력자료를 취득·확인하는 행위가 허용된다. 아동·청소년 기관이 취업자의 범죄 경력을 확인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형실효법이 정한 개별법상 예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아동·청소년과 관련한 기관의 장은 반드시 채용 과정에서 취업자가 성범죄·아동학대범죄 경력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야만 한다. 아청법 제56조 5항과 아동복지법 제29조의3 5항이 이를 명시하고 있다. 두 조항에 따르면, 범죄 경력을 확인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기관장이 취업자에게 범죄 경력 확인에 대한 동의를 구한 다음, 경찰청을 통해 성범죄·아동학대 관련 범죄 여부를 통보받는 방식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취업자가 직접 본인의 범죄 경력을 조회한 뒤 그 결과를 기관에 제출하는 것이 있다. 이때 기관장은 취업자에게 본인의 범죄 경력을 확인할 수 있는 범죄경력자료를 직접 제출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채다은 변호사는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이 법에 따라 조회할 수 있는 범죄 유형은 청소년 성보호법 제56조에 따른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및 성인대상 성범죄 조회와 아동복지법 제29조의3에 따른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한정되고 모두 해당 기관의 장에게 조회 의무가 부과된다”며 “반면 절도나 폭행 등 일반 형사범죄에 대해서는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이라 하더라도 별도의 법적 근거 없이 범죄경력 조회를 요청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모든 아동·청소년 관련 일을 하는 기관·시설이 구직자에게 성범죄·아동학대범죄 전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청법 제56조와 아동복지법 제29조의3은 유치원, 어린이집, 학원, 아동복지시설, 청소년수련시설 등 법에 따라 인가·허가·신고·등록된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한해, 종사자를 채용하거나 배치할 때 성범죄·아동학대범죄 경력을 조회하도록 의무를 부과한다. 이처럼 법이 규정한 범위 안에서 설립된 공공·민간 기관만이 범죄경력 확인 의무와 그에 따른 권한을 가진다.
아이돌봄지원법 역시 공공 아이돌봄지원사업을 수행하는 기관들을 규율해 왔고, 2026년 4월부터는 일정한 시설·인력 기준과 손해배상책임보험 가입 요건을 갖추고 지자체에 등록한 민간 아이 돌봄 서비스 제공기관도 제도권 안으로 편입했다. 공공이든, 이러한 요건을 갖추고 등록된 민간이든, 법에 근거해 아이돌봄서비스를 운영하는 주체는 아이돌봄지원법에 따라 돌봄 인력의 범죄경력 조회 근거와 관리·감독 틀의 적용을 받는다.
반면 미등록 학원·미신고 공부방·무허가 돌봄방처럼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시설·기관은, 아동·청소년과 관련된 일을 하더라도 아청법·아동복지법·아이돌봄지원법이 정한 아동관련기관·아이돌봄서비스제공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들 시설은 맞벌이 가정 등의 현실적인 육아 대안으로 이용되지만, 성범죄·아동학대범죄 경력을 조회할 법적 의무도 권한도 없고, 그 전제를 바탕으로 설계된 공적 안전장치의 적용 대상 밖에 놓여 있는 것이다.
◯ 개인이 육아도우미 구할 때도 ‘범죄경력자료’ 요구 가능?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플랫폼을 통해 개인 대 개인으로 육아도우미를 구하는 일이 흔해졌다. 법 적용을 받는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장이 아닌 개인이 육아도우미를 구인할 경우에도 범죄경력자료를 요구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할까?
최근 당근마켓에 올라온 게시물을 보면 플랫폼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개인 간 범죄경력증명서 요구 불법인가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에 “일이 미성년자 관련된 거라 제출 요구 근거가 있잖아요”, “아동 관련 업무면 아동학대, 성범죄 이력 조회 요청하는 건 당연한 거예요” 등의 반응이 댓글로 달리는가 하면, “불법입니다”, “개인 고용이라 해당 사항이 없지 않나요” 등의 댓글도 있었다.
지난 3월경 당근마켓 ‘동네생활’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과 이에 달린 댓글. 개인 간 육아도우미를 구인할 때 범죄경력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것이 불법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당근마켓 커뮤니티 갈무리
지난 3월경 당근마켓 ‘동네생활’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과 이에 달린 댓글. 개인 간 육아도우미를 구인할 때 범죄경력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것이 불법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당근마켓 커뮤니티 갈무리
개인이 당근마켓 등의 플랫폼에서 육아도우미를 구인할 경우 범죄경력증명서를 요구해 받아볼 수 없다. 이러한 행위는 형실효법, 개인정보 보호법 등을 위반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승우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는 “당근마켓에서 개인 간 구인을 할 때 범죄경력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형실효법 제6조 3항이나 개인정보 보호법 제23조 위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형실효법 제6조 3항은 누구든지 법령이 정한 경우 외의 용도에 사용할 목적으로 범죄경력자료 또는 수사경력자료를 취득하여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23조는 민감정보 처리 제한에 관한 것이다.
송재빈 법무법인 베테랑 변호사는 “원칙적으로는 채용 과정에서 범죄 경력 확인을 요구하는 것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이 규정하는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면 범죄 경력 확인을 요구할 수 없다”며 “개인 간 베이비시터 구인, 사기업의 채용 모두 당사자 동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범죄 경력 확인을 요구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안준형 법무법인 지혁 변호사는 “일단 실제 범죄경력자료를 발급받아 보면 문서 하단에 ‘용도 외 사용은 금지’라고 적혀 있다”며 “법이 규정하는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면 범죄 경력 확인을 요구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칙적으로 개인 간 베이비시터 구인, 사기업의 채용 모두 다 범죄경력자료 요구 자체가 안 된다”며 “애초에 법이 정한 의도는 요구 자체를 못 하게 하는 것이지, 동의 하에 교환하는 걸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범죄경력자료 요구 그 자체는 처벌 사유가 아니지만, 실제 취득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는 전문가도 있었다. 신동우 대온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범죄경력자료 요구 그 자체가 처벌 사유로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실제로 범죄경력자료 취득이 이루어질 경우 위법 소지가 있다”며 ‘요구’와 ‘취득’을 구분했다. 신 변호사는 취득의 위법성에 관해서는 “구직자가 실제로 본인 확인용 범죄경력자료를 제출하는 경우, 그 자료를 받은 것만으로 ‘용도 외 취득’이 성립하고, 구직자는 ‘용도 외 사용’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지영 법승 변호사도 “구직 공고에 범죄경력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행위 자체가 형실효법에 저촉되는지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변호사는 “실제 요구에 따라 타인의 범죄경력자료를 취득할 경우 형실효법 제6조 3항, 제10조 2항 등을 위반할 소지가 있고. 제출한 사람 역시 같은 법 제6조 4항에 저촉된다”며 다른 변호사들과 마찬가지로 취득하는 행위에는 위법 소지가 있다고 보았다.
채다은 변호사도 형실효법상 금지되는 행위는 ‘요구’ 자체보다 ‘취득’과 ‘사용’에 있다고 설명했다. 채 변호사는 “형실효법에는 범죄경력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행위를 직접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며 “채용 공고에 ‘범죄경력증명서 제출 필수’라고 기재한 것만으로 형실효법 위반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요구가 실제 제출로 이어지는 경우 제출자(구직자)와 수령자(구인자) 모두에게 형실효법 위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채 변호사는 "구직자가 자신의 범죄경력자료를 발급받는 행위 자체는 제6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적법하지만, 처음부터 채용 심사 제출 목적으로 발급받는다면 제6조 제1항이 허용한 본인 확인 목적이 아니라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취득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인자가 제출받은 범죄경력자료를 채용 심사 외 용도로 사용하거나 제삼자에게 제공하는 경우, 형실효법 제6조 제4항 위반 문제도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이 범죄경력자료를 요구·취득하는 행위에 대한 전문가 6인의 의견. 그래픽 김여진
개인이 범죄경력자료를 요구·취득하는 행위에 대한 전문가 6인의 의견. 그래픽 김여진
단비뉴스가 법적 해석을 구한 6인의 변호사 중 개인 자격으로 육아도우미를 구할 때 범죄경력자료를 요구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3인의 변호사는 형실효법에 비추어보아 요구 자체가 위법 소지, 2인의 변호사는 “요구하는 행위만 놓고 볼 땐 처벌 사유로 정해져 있지 않다”, 1인의 변호사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인이 타인의 범죄경력자료를 취득한 것에 대해서는 여섯 명 모두 위법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설령 개인 당사자 간의 합의 하에 이루어진 것이라 하더라도 받은 사람(구인자)은 법이 금지하는 ‘용도 외 취득’이 되고, 준 사람(구직자)은 ‘용도 외 사용’이 된다는 것이다.
○ 합법적으로 범죄 경력 여부 확인할 수 있는 ‘아이돌봄사 자격증’
그렇다면 개인이 육아도우미를 구할 때, 합법적으로 범죄 경력 여부를 확인할 방법은 아예 없을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아이돌봄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아이돌봄사 국가자격제는 올해 4월 23일부터 시행된 신생 제도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아이돌봄사업부 자격전담운영팀 김채민 주임은 “민간에서 이루어지는 아이돌봄에 대해 학부모들이 가진 불안감을 인식해서 관리 체계를 개선한 제도”라며 “공인된 자격증을 바탕으로 돌봄사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좀 더 안전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제도의 취지를 설명했다.
아이돌봄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선 성평등가족부가 인정하는 교육기관에서 160시간의 대면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올해 기준, 전국에 총 71개의 아이돌봄사 교육기관이 있다. 대면 교육뿐 아니라, 16시간의 온라인 교육도 이수해야 한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운영하는 ‘KIHF교육플랫폼’이 아이돌봄사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에는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범죄경력 등 결격사유를 확인한다. 아이돌봄지원법 제6조에 따르면 성범죄·아동학대관련범죄 경력이 있거나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 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 등을 모두 결격사유로 본다. 따라서 아이돌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것은 사실상 범죄 경력 확인 절차를 통과했다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된다. 성평등가족부 가족정책관 아이돌봄지원과 송진우 서기관은 “자격 취득 과정에서 범죄 경력 조회나 마약 관련 건강검진 등의 이력을 다 검증한다”며 “자격증 취득자는 사실상 이런 사항에 대한 검증 과정이 끝난 것으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돌봄 인력을 구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구인자에게 ‘아이돌봄사 자격증’을 보여줄 것을 요청할 수 있고, 쉽게 진위를 확인할 수 있다. 송 서기관은 “누구나 쉽게 진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자격증과 함께 QR코드가 발급된다”며 “범죄경력자료를 요구하지 않고도 합법적으로 사실상 범죄 여부 확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달 3일 기준, 자격증 발급 건수는 약 2700건이다.
◯ 범죄경력자료 요구 게시물, 플랫폼 책임은 어디까지?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플랫폼 역시 개별 구인에 대해 범죄경력자료를 요구할 수 없고, 구인자가 플랫폼에 대해 육아도우미의 범죄 경력을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것도 현재로서는 가능하지 않다. 플랫폼은 직업정보제공사업·통신판매업 등으로 등록된 사업자로서, 범죄경력증명서를 요구할 권한이 있는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승수 당근마켓 매니저는 “개인의 범죄경력 사실 확인은 관련 법령에 따라 권한이 부여된 기관만 가능하므로, 플랫폼은 법적으로 그런 정보를 수집하거나 보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누군가 범죄경력자료를 요구하는 구인 게시물을 올렸더라도, 플랫폼에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어렵다. 신동우 대온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에 대해 “근거 규정이 모호하여 법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라 답했다.
채다은 법무법인 한중 변호사는 플랫폼 사업자(당근마켓 등)가 이러한 구인 게시글을 방치하는 것에 대해 “형실효법상 직접적인 처벌 규정은 없다”며 “다만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불법 정보 유통 방지 의무 등과 관련하여 간접적인 책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이 부분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지영 법무법인 법승 변호사는 “플랫폼 사업자가 '범죄경력증명서 제출 필수'와 같은 위법한 구인 조건을 인지하고도 이를 방치하거나 조장하는 경우, 이론적으로 방조범 성립 여부가 문제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사업자의 고의가 입증되어야 하므로, 실무상 처벌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검증결과]
타인의 범죄경력자료를 취득하는 행위는 형실효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개인의 범죄 경력을 확인하는 행위가 사회 전체로 확대될 경우, 전과자는 낙인 효과 등 부정적인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정상적인 사회 복귀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실효법은 타인의 범죄경력자료를 확인하거나 취득할 수 있는 예외를 두고 있다. 예외의 범위는 형실효법이 직접 규정하거나, 또 다른 법률에서 정해진 경우를 따른다.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등록된 기관이 육아도우미·아이돌보미를 채용할 경우, 아동·청소년 성보호법과 아동복지법에 따라 성범죄·아동학대관련범죄 관련 이력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 이는 아동을 범죄로부터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기관은 취업자로부터 범죄경력확인 동의를 구한 뒤 경찰청으로부터 결과를 통보받거나, 개인이 직접 범죄경력자료를 발급받아 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기관과는 달리 온라인 플랫폼 등에서 육아도우미를 구하는 개인은 구직자의 범죄 경력을 확인할 법적 자격이 없다. 개인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의 법적 지위를 획득하지 못했으므로, 아동·청소년 성보호법과 아동복지법에 따라 범죄 이력을 확인할 의무와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다.
개인이라 하더라도 아이를 보호해야 하는 육아도우미를 구하는 것인 만큼 범죄경력조회가 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온라인상의 의견에 대해서 단비뉴스가 법적 해석을 구한 6인의 변호사 모두 범죄경력자료를 주고받는 것은 위법성이 있다고 말했다. 개인 당사자 간의 합의 하에 이루어진 것이라 하더라도 범죄경력자료를 주고받았다면 받은 사람(구인자)은 법이 금지하는 ‘용도 외 취득’이 되고, 준 사람(구직자)은 ‘용도 외 사용’이 되어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취득 행위 없이 단순히 요구만 한 것에 대해서는 “애초에 법이 정한 의도는 요구 자체를 못 하게 하는 것”이라며 법 위반이라고 본 변호사도 있었고,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밝힌 변호사도 있었다.
개인이 육아도우미를 구인할 때 범죄경력자료를 확인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이돌봄사 국가자격증’을 요구할 경우 합법적으로 성범죄·아동학대관련범죄 경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아이돌봄사 국가자격증은 돌봄 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범죄경력 여부를 확인받은 사람에게 주어진다. 따라서 자격증 보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성범죄·아동학대관련범죄 경력 여부를 확인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다.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개인이 육아도우미에게 범죄경력자료를 요구하는 행위는 실제로 범죄경력자료의 교환(제출·취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형실효법의 입법 취지로 보아 범죄경력자료를 요구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범죄경력증명서를 요구하면 불법”이라는 진술은 대체로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형실효법이 직접 금지하는 핵심 행위는 범죄경력자료의 취득·사용이고, 요구하는 행위 자체의 위법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법적 해석이 갈렸다. 행위의 불법성과 직접 연관되는 행위는 요구 자체보다 범죄경력자료의 취득·사용에 있어 "범죄경력증명서를 요구하면 불법"이라는 검증문은 전반적으로 사실에 부합하지만, 경미한 맥락 누락이 발생한다. 따라서 단비뉴스는 해당 검증문을 '대체로 사실'로 판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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