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 2026. 10. 24.

갱신 끝나자 "2억 올려달라", 전세 재계약 인상에도 상한이 있을까

서울 전셋값 상승으로 갱신권을 다 쓴 세입자가 큰 보증금 인상이나 월세 추가를 요구받는 현실을 계기로, 5% 상한이 적용되는 경우와 아닌 경우, 실거주 갱신거절의 요건과 손해배상, 월세 전환율과 초…

사진 Image Catalog, CC0 퍼블릭 도메인(Flickr·Openverse)

같은 집에 계속 살려면 2억 원을 더 내야 한다. 머니투데이가 22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를 임대차 계약기간인 2년 단위로 비교해 보도한 내용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22년 10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10.35% 내렸지만, 그 뒤 올해 10월까지 2년 동안은 13.04% 올랐다. 2년 전에는 떨어진 시세로 보증금을 조정할 여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오른 시세만큼 돈을 더 마련해야 하는 쪽으로 자리가 바뀐 것이다.

기사의 사례를 보면 체감이 된다.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 전용 84.9㎡는 지난 8월 보증금을 5억 7,750만 원에서 8억 원으로 올려 재계약했다. 2억 2,250만 원, 38.5% 인상이다. 반면 동대문구 용두동의 한 아파트 전용 59㎡는 6억 3,000만 원에서 6억 6,150만 원으로 올려 갱신했다. 꼭 5%다. 송파구 잠실동에서는 보증금 11억 5,000만 원을 그대로 두고 월세 40만 원을 새로 붙인 계약도 나왔다.

같은 서울, 같은 전세 재계약인데 어떤 집은 5%, 어떤 집은 38.5%다. 이 차이는 집주인의 성향이 아니라 법이 만든다.

1. 5% 상한은 언제 적용되나

가. 갱신요구권을 쓸 때는 5% 안에서만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이 요구권은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한 번만 쓸 수 있고, 갱신되는 기간은 2년으로 본다. 차임과 보증금은 제7조의 범위에서만 올릴 수 있는데, 제7조 제2항이 정한 상한이 약정한 금액의 20분의 1, 곧 5%다. 제7조 제1항은 계약을 맺거나 증액한 뒤 1년 안에는 다시 증액을 청구하지 못한다고도 정한다. 용두동의 5% 갱신이 바로 이 조문이 작동한 모습이다.

나. 갱신요구권을 쓴 뒤의 재계약은 다르다

요구권을 한 번 쓰고 2년이 더 지나 만기가 오면 임차인에게는 더 꺼낼 카드가 없다. 이때 임대인이 시세대로 올려 달라고 하면 어떻게 되는가. 대법원은 제7조의 증액 제한이 적용되는 범위를 오래전에 분명히 했다.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2다23482 판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 증액 제한은 임대차계약의 존속 중 당사자 일방이 차임 등의 증감을 청구한 때에 한하여 적용되고,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 재계약을 하거나 계약 종료 전이라도 당사자의 합의로 차임 등이 증액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계약이 끝난 뒤 새로 맺는 재계약, 그리고 양쪽이 합의해서 올리는 증액에는 5% 상한이 없다는 뜻이다. 중계동의 38.5% 인상이 법에 어긋나지 않는 이유다. 갱신요구권은 2년짜리 완충장치일 뿐이고, 그 2년이 지나면 시세와의 격차가 한 번에 돌아온다.

다. 아무 말 없이 지나가면 묵시적 갱신

갱신에는 세 번째 길도 있다. 제6조 제1항은 임대인이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갱신거절이나 조건 변경 통지를 하지 않고, 임차인도 2개월 전까지 통지하지 않으면 전 임대차와 같은 조건으로 2년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 이렇게 묵시적으로 갱신된 계약은 제6조의2에 따라 임차인이 언제든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해지 효력이 생긴다. 묵시적 갱신을 정한 제6조와 갱신요구권을 정한 제6조의3은 별개 조문이다.

2. "내가 들어와 살겠다"는 거절, 어디까지 통하나

가.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

임대인이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사유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제6조의3 제1항 제8호, 임대인이나 그 직계존속·직계비속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다. 말만 하면 되는 사유처럼 보이지만 대법원은 그렇게 보지 않았다.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2다279795 판결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고, 실제 거주 의사는 단순히 표명했다는 사정만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임대인의 주거 상황, 가족의 직장·학교, 거절 전후의 사정, 의사와 모순되는 언동, 이사 준비 유무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이 사건에서 임대인은 가족이 들어와 살겠다며 보증금 6억 3,000만 원 아파트의 갱신을 거절했고, 하급심은 그 의사에 개연성이 있다며 거절이 적법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증명책임의 법리를 오해했다며 판결을 파기했다. 실거주 의사가 진정한지 다툼이 생기면 수긍할 만한 사정을 내놓아야 하는 쪽은 임대인이다.

나. 집을 산 새 주인도 거절할 수 있다

대법원 2022. 12. 1. 선고 2021다266631 판결은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한 뒤라도,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 양수인이 제6조 제1항의 갱신거절 기간 안이라면 실거주 사유로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봤다. 임차인이 요구를 먼저 했다는 사정만으로 새 주인의 거절권이 막히지는 않는다. 다만 이때도 거절은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이뤄져야 한다.

다. 거짓 실거주면 손해배상

실거주를 이유로 내보내고는 다른 사람에게 세를 놓았다면 제6조의3 제5항이 적용된다. 갱신됐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하면 임대인은 임차인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액수는 제6항에 따라 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3개월분, 새 임차인에게 받는 환산월차임과의 차액 2년분, 실제 손해액 가운데 큰 금액이다.

3. 월세로 바꾸자는 제안의 계산법

보증금을 더 마련하기 어려운 임차인에게 증액분을 월세로 내라는 제안이 늘고 있다. 이때도 법이 정한 숫자가 있다. 제7조의2는 보증금의 전부나 일부를 월세로 돌릴 때 전환되는 금액에 연 1할과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연 2%를 더한 비율' 중 낮은 비율을 곱한 범위를 넘지 못한다고 정하고, 시행령 제9조가 그 수치를 못 박았다. 기준금리가 연 3%라면 전환율 상한은 연 5%이고, 보증금 1억 원을 월세로 돌리면 월 41만 원 남짓이 한도다.

구별할 것이 있다. 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면서 보증금은 그대로 두고 월세를 새로 붙이는 것은 '전환'이 아니라 '증액'이다. 이 경우 보증금과 월세를 합친 전체 임대료가 5% 안에 있어야 한다. 요구권을 다 쓴 뒤의 재계약이라면 증액 상한은 없지만,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부분에는 여전히 전환율 제한이 적용된다. 그리고 제10조의2는 제7조의 증액 비율이나 제7조의2의 산정률을 넘겨 지급한 차임과 보증금은 임차인이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4. 만기를 앞둔 임차인이 지금 할 일

가. 달력부터 본다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가 모든 것이 결정되는 기간이다. 갱신요구권이 남아 있다면 이 기간 안에 문자나 내용증명처럼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요구한다. 임대인의 갱신거절이나 조건 변경 통지도 이 기간 안에 와야 효력이 있고, 2개월 전을 넘겨 아무 통지가 없으면 묵시적 갱신으로 넘어간다. 날짜가 찍힌 자료를 남겨 두는 것이 먼저다.

나. 숫자로 따진다

임대인이 제시한 금액을 받아들이기 전에 세 가지를 계산한다. 갱신요구권이 남아 있는지, 남아 있다면 인상분이 보증금과 월세를 합쳐 5% 안인지, 월세로 돌리는 부분이 전환율 상한 안인지다. 보증금을 올려 재계약했다면 증액된 부분에 대해 확정일자를 다시 받아야 그 부분의 우선변제 순위가 생긴다는 점도 잊지 않아야 한다.

다. 실거주 거절을 받았다면

거절 사유를 서면으로 받아 둔다. 누가 언제 들어와 살 예정인지 묻고 답을 기록으로 남긴다. 이사한 뒤에도 그 집이 다시 세로 나왔는지 살펴본다. 갱신됐을 2년 안에 제3자에게 임대된 사실이 확인되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거절 당시 답변과 그 뒤 사정의 모순은 실거주 의사가 진정하지 않았다는 자료가 된다.

5. 맺으며

갱신요구권은 임차인에게 2년의 시간을 주지만 시세와의 격차를 없애 주지는 않는다. 상승기가 길어지면 그 격차가 2년 뒤 한꺼번에 돌아오고, 그것이 지금 '2억 인상'과 '월세 추가'라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임차인은 어디까지가 법의 보호이고 어디서부터 협상인지 알아야 손해를 줄이고, 임대인도 실거주 거절의 증명책임과 거짓 실거주의 배상 규정을 알아야 뒤탈이 없다. 법이 정한 숫자를 양쪽이 같이 아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가장 빠른 길이다.

(대온 법률사무소 신동우 대표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0. 24.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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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24. · 작성 신동우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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