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 2026. 10. 29.

문 앞에 내놓은 쓰레기봉투에 초파리 떼, 이웃의 악취는 어디까지 참아야 하나

쓰레기 방문 수거 서비스 확산으로 늘어난 복도 쓰레기 방치 문제를 계기로 생활방해의 참을 한도, 집합건물법상 조치, 손해배상과 대응 방법을 정리했다.

문을 열면 초파리가 먼저 들어온다. 복도에는 음식물 썩는 냄새가 가득하다. 옆집 현관 앞에는 입구도 묶지 않은 쓰레기봉투가 2~3일째 놓여 있다. 뉴시스가 28일 보도한 공동주택의 모습이다. 돈을 내고 문 앞에 쓰레기를 내놓으면 업체가 가져가는 '생활쓰레기 방문 수거' 서비스가 1인 가구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면서, 이웃이 악취와 해충에 시달리는 일도 함께 늘고 있다는 내용이다.

기사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은 전체 16개 층 가운데 4개 층에서 문 앞에 쓰레기봉투를 내놓은 가구가 있었고, 그중 3곳은 봉투가 열려 있어 내용물이 그대로 보였다. 한 수거업체의 월별 거래건수는 1년 사이 6만8000건에서 16만4000건으로, 다른 업체는 6만3000건에서 17만 건으로 늘었다. 업체들은 수거 시간 전에 봉투를 묶어 내놓으라고 안내하지만, 지키지 않는 이용자를 제재할 장치는 마땅치 않다. 건물 관리인이 쪽지를 붙이고 직접 소독약을 뿌리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의 전부라고 한다.

이웃의 쓰레기 냄새는 '참아야 하는 불편'일까, 법이 막아 줄 수 있는 '피해'일까. 그 경계와 대응 방법을 차례로 정리한다.

1. 냄새와 해충도 법이 말하는 '생활방해'다

가. 민법 제217조와 '참을 한도'

민법 제217조 제1항은 매연, 열기체, 액체, 음향, 진동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으로 이웃 거주자의 생활에 고통을 주지 않도록 적당한 조처를 할 의무를 정하고 있다. 조문에 '악취'라는 말은 없지만, 복도를 타고 집 안까지 스며드는 냄새와 해충 역시 이웃의 생활에 고통을 준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성질의 생활방해로 따져 볼 수 있다. 다만 같은 조 제2항은 그 정도가 통상의 용도에 적당한 것이면 이웃이 참아야 한다고 정한다. 사람이 모여 사는 이상 어느 정도의 생활 냄새는 서로 견뎌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문제는 '어디까지 참아야 하느냐'다. 법원은 이를 '참을 한도'라는 기준으로 판단한다.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4다57846 판결

이웃 거주자에게 인용의무가 있는지는 생활방해가 사회통념상 참아내야 할 정도를 넘는지에 따라 정하고, 피해의 성질과 정도, 가해행위의 태양, 방지조치나 손해 회피의 가능성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

나. 쓰레기 방치는 어떻게 평가될까

이 판결은 도로소음 사건이지만, 판단 요소는 악취에도 그대로 옮겨 올 수 있다. 하루 이틀 문 앞에 묶어 둔 봉투와, 입구를 열어 둔 채 며칠씩 방치해 초파리와 바퀴벌레가 꼬이는 봉투는 평가가 전혀 다르다. 특히 '가해자의 방지조치 가능성'이라는 요소가 중요하다. 봉투 입구를 묶고 수거 직전에 내놓는 일은 비용도 수고도 거의 들지 않는다. 그 간단한 조치를 하지 않아 이웃이 해충과 악취를 겪는다면, 참을 한도를 넘었다고 볼 여지가 커진다.

2. 공동주택이라면 따로 기댈 법이 있다

가. 집합건물법상 '공동의 이익에 어긋나는 행위'

오피스텔이나 아파트처럼 여러 세대가 구분해 소유하는 건물에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 같은 법 제5조 제1항은 구분소유자가 건물의 관리와 사용에 관하여 구분소유자 공동의 이익에 어긋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제4항은 이를 세입자 같은 점유자에게도 준용한다. 집주인이 아니라 세입자가 쓰레기를 방치해도 같은 의무를 진다는 뜻이다. 복도는 모든 세대가 함께 쓰는 공용부분이다. 그곳을 며칠씩 쓰레기 보관 장소처럼 쓰는 것은 이 의무와 정면으로 부딪힌다.

나. 관리인이 할 수 있는 조치

같은 법 제43조 제1항은 이런 행위를 하거나 할 우려가 있을 때 관리인 또는 관리단집회 결의로 지정된 구분소유자가 그 행위의 정지, 결과의 제거, 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를 소송으로 하려면 관리단집회 결의가 필요하다(같은 조 제2항). 장해가 현저하고 이 청구만으로는 해결이 매우 어려운 경우에는 제44조에 따라 구분소유자와 의결권 각 4분의 3 이상의 결의를 거쳐 적당한 기간 동안 해당 세대의 사용금지를 소로써 청구하는 길도 있다. 쓰레기 문제로 사용금지까지 가는 일은 드물겠지만, 관리규약에 배출 시간과 방법을 정해 두고 반복 위반에 대해 정지청구를 예고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압박이 된다.

다. 행정 규정과 경범죄

폐기물관리법 제15조 제1항은 생활폐기물이 배출되는 건물의 소유자·점유자에게 시·군·구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생활환경 보전상 지장이 없는 방법으로 폐기물을 배출할 의무를 지우고 있다. 구체적인 배출 방법과 위반 시 제재는 각 자치구 조례에 따라 다르므로, 관할 구청에 문의해 볼 수 있다. 또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11호는 쓰레기 등을 함부로 아무 곳에나 버린 사람을 1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한다. 다만 수거를 기다리며 자기 집 문 앞에 둔 봉투를 '버린 것'으로 볼 수 있는지는 사안마다 따져 봐야 하는 문제여서, 형사처벌보다는 민사·관리 절차가 현실적인 수단이다.

3. 손해배상과 업체의 책임

가.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까

참을 한도를 넘는 생활방해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가 되어 손해배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법원 2021. 3. 11. 선고 2013다59142 판결

생활방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그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참아내야 할 정도를 넘어야 하고, 이는 피해의 성질과 정도, 손해 회피 가능성, 교섭 경과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

이 판결이 '교섭 경과'를 판단 요소로 든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이웃이 여러 차례 문제를 알리고 관리사무소가 경고했는데도 같은 행동을 되풀이했다면, 그 경과 자체가 참을 한도를 넘었다는 근거가 된다. 다만 악취로 인한 위자료는 액수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소송 자체보다 소송을 예고하는 내용증명이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나. 업체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기사에서 전문가들은 업체가 배출 방법을 더 분명히 안내하고, 반복 위반자의 이용을 제한하는 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체 측도 밀봉 봉투 제공과 피해 이웃 보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봉투를 열어 두고 방치한 행위의 법적 책임은 일차적으로 이용자에게 있다. 업체에 직접 손해배상을 묻기는 쉽지 않으므로, 피해를 입은 이웃은 업체 고객센터에 해당 세대의 배출 수칙 위반을 알리고 조치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4. 지금 할 수 있는 일

가. 피해를 입은 이웃이라면

먼저 기록을 남긴다. 봉투가 놓인 날짜와 시간, 열린 상태, 초파리나 바퀴벌레가 보이는 모습을 날짜가 나오게 사진과 영상으로 찍어 둔다. 며칠에 걸친 기록이 있어야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반복된 방치'라는 점을 보여 줄 수 있다. 그다음 관리사무소에 정식으로 민원을 넣고, 처리 결과를 문자나 서면으로 받아 둔다. 직접 찾아가 따지는 것은 다툼이 커질 수 있어 권하지 않는다. 그래도 바뀌지 않으면 관리단 차원의 정지청구를 요청하거나, 생활방해 중지와 손해배상을 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단계로 넘어간다.

나. 서비스를 쓰는 이용자라면

봉투 입구를 단단히 묶고, 업체가 정한 수거 시간 직전에 내놓는다. 음식물이 섞였다면 따로 밀봉한다. 이웃이나 관리사무소에서 항의를 받았다면 그 기록이 나중에 불리한 사정이 된다는 점을 알아 두는 것이 좋다. 편의를 위해 쓰는 서비스가 소송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다. 관리인과 입주자대표라면

관리규약이나 공동생활 규칙에 '공용복도 쓰레기 보관 금지, 배출은 정해진 시간에만'이라는 조항을 두고, 위반 세대에 대한 경고 절차를 정해 둔다. 규정이 있어야 관리인의 요구가 개인적인 부탁이 아닌 법적 근거를 가진 조치가 된다.

5. 맺으며

문 앞까지 와서 쓰레기를 가져가는 서비스는 바쁜 1인 가구에게 분명 편리하다. 그러나 그 편리함이 복도를 함께 쓰는 이웃의 불편으로 넘겨져서는 안 된다. 법은 웬만한 생활 냄새는 서로 참으라고 하지만, 묶기만 하면 막을 수 있는 악취와 해충까지 참으라고 하지는 않는다. 업체는 이용자에게 배출 수칙을 분명히 알리고 반복 위반을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고, 공동주택은 관리규약으로 기준을 세워야 한다. 이웃과 나란히 사는 집에서는 내 집 문 앞도 온전히 내 공간만은 아니다.

(대온 법률사무소 신동우 대표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0. 29.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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