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대역 근처에서 형사 사건 변호사를 찾는다면 사무실이 법원에서 얼마나 가까운지보다 먼저 확인할 것이 있다. 상담한 사람이 실제로 등록된 변호사인지, 사건을 끝까지 직접 맡을 변호사가 누구인지, 그리고 수임계약서에 보수와 업무 범위가 어떻게 적혀 있는지다. 이 세 가지만 제대로 짚어도 형사 사건에서 흔히 겪는 낭패의 상당 부분을 피할 수 있다.
교대역과 서초역 사이에는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 대법원이 모여 있고, 그 주변 골목마다 법률사무소 간판이 빼곡하다. 처음 형사 사건에 휘말린 사람은 이 많은 간판 앞에서 어디부터 들어가야 할지 막막해한다. 검색창에 지역 이름과 변호사를 함께 넣어 보는 것도 그래서다. 여기서는 특정 사무소를 권하거나 견주지 않고, 누구를 선임하든 의뢰인이 스스로 확인해야 할 점을 법 조문과 판례에 기대어 정리한다.
1. 교대역·서초동에 법률사무소가 모인 이유
가. 법원 가까이에 있다는 것의 의미
서초동 법원 단지에는 형사 재판이 열리는 법정이 모여 있어, 공판 기일에 맞춰 기록을 열람하고 의견서를 내는 일이 잦은 변호사로서는 오가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의뢰인 입장에서도 재판 전후로 변호사를 만나 진행 상황을 듣기가 수월하다. 교대역 일대에 사무실이 몰린 것은 이런 실무상의 편의 때문이다.
나. 거리보다 먼저 볼 것
다만 형사 사건은 대부분 법원이 아니라 경찰 조사에서 시작한다. 사건을 맡은 경찰서가 어디든 변호사는 조사에 함께 갈 수 있고, 사건의 방향은 재판보다 수사 단계에서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사무실 위치는 고려할 요소 중 하나일 뿐이고, 그보다는 누가 어떤 방식으로 사건을 맡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2. 상담 전후로 확인할 것
가. 등록된 변호사인지, 누가 직접 맡는지
대한변호사협회 홈페이지에서는 변호사 이름으로 등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상담은 변호사가 아닌 직원이 하고 정작 계약서에는 다른 사람 이름이 적혀 있다면, 사건을 실제로 누가 맡는지 분명히 물어야 한다. 경찰 조사에 누가 동행하는지, 의견서는 누가 쓰는지, 연락은 누구와 하는지를 계약 전에 정해 두는 것이 좋다.
나. 광고 문구는 걸러서 읽는다
변호사법 제23조 제1항은 변호사가 학력, 경력, 주요 취급 업무, 업무 실적 등을 광고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러나 같은 조 제2항은 객관적 사실을 과장하거나 일부를 빼서 소비자를 오도할 우려가 있는 광고, 업무 결과에 대해 부당한 기대를 갖게 하는 광고, 다른 변호사를 비방하거나 자기 입장에서 비교하는 광고를 금지한다. 상담에서 결과를 장담하거나 다른 사무소를 깎아내리는 말을 듣는다면 한 번쯤 멈춰 생각해 볼 일이다. 형사 사건의 결론은 증거와 법리로 정해지고, 처음부터 결과를 약속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다. 소개비를 받는 브로커는 처벌 대상이다
변호사법 제34조는 누구든지 금품이나 이익을 받기로 하고 사건 당사자를 특정 변호사에게 소개·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변호사가 소개의 대가를 주는 것도 막는다. 이를 어기면 같은 법 제109조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 같은 법 제111조는 공무원이 다루는 사건을 청탁하거나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는 행위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수사관이나 판사를 안다며 따로 돈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자체로 범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신호다.
3. 수임계약서에서 꼭 볼 것
가. 형사 사건의 성공보수 약정
과거에는 무죄나 집행유예가 나오면 따로 돈을 더 주기로 하는 성공보수 약정이 흔했다. 대법원은 이런 약정의 효력을 정면으로 다뤘다.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다200111 전원합의체 판결형사사건의 성공보수약정은 수사·재판의 결과를 금전적 대가와 결부시켜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을 해치고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위험이 있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되며, 이 판결 이후 체결되는 약정은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다.
이 판결 이후 형사 사건의 보수는 결과와 상관없이 정해지는 것이 원칙이 됐다. 계약서에 결과에 따라 돈을 더 내는 조항이 있다면 그 의미를 따져 묻고, 보수가 어떤 업무에 대한 대가인지 분명히 적어 두어야 한다.
나. 업무 범위와 심급
형사소송법 제32조 제1항은 변호인 선임을 심급마다 변호인과 연명날인한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정하고, 제2항은 공소제기 전의 선임이 제1심에도 효력이 있다고 정한다. 법으로는 수사 단계에서 선임한 변호인이 1심까지 이어질 수 있지만, 계약상 보수가 어디까지를 포함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수사 단계만 맡는 것인지, 기소되면 1심 재판까지 포함되는지, 항소심은 새로 계약하는지를 계약서에 적어 두어야 나중에 다툼이 없다.
다. 중도 해지와 정산
사건이 예상보다 일찍 끝나거나 의뢰인이 변호사를 바꾸고 싶을 때 이미 낸 돈을 어떻게 정산하는지도 확인한다. 진행 단계별로 어떤 업무를 했는지 기준이 정해져 있어야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줄어든다. 인지대나 송달료처럼 보수와 따로 드는 비용을 누가 내는지도 함께 적어 둔다.
4. 언제 변호사를 찾아야 하나
가. 경찰 출석 요구를 받았을 때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는 피의자나 그 가족 등이 신청하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변호인을 신문에 참여하게 하도록 정한다. 첫 조사에서 한 진술은 그대로 조서에 남고, 나중에 말을 바꾸면 신빙성을 의심받기 쉽다. 그래서 출석 요구를 받은 시점이 변호사와 상의하기 가장 좋은 때다. 출석 날짜는 사정이 있으면 조정을 요청할 수 있으니, 서둘러 혼자 나가기보다 사건 경위와 자료를 먼저 정리하는 편이 낫다.
나. 이미 기소된 뒤라면
공소장을 받았다면 재판 준비에 남은 시간이 길지 않다. 수사 단계에 변호인이 없었다면 1심 재판을 위해 새로 선임서를 내야 하고, 이때는 수사기록을 열람해 어떤 증거가 제출됐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같은 사건이라도 수사 단계에서 무엇을 말했는지에 따라 재판 전략이 달라지므로, 변호사에게 지금까지의 진술 내용을 빠짐없이 알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
5. 맺으며
변호사를 고르는 일은 형사 사건에서 의뢰인이 내리는 첫 번째 결정이고, 되돌리기도 쉽지 않다. 간판이 많은 동네일수록 목소리 큰 광고보다 확인 가능한 사실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 등록된 변호사인지, 누가 직접 맡는지, 계약서에 보수와 업무 범위가 분명한지만 따져도 선택의 폭은 훨씬 좁혀진다. 법이 광고를 제한하고 브로커를 처벌하며 법원이 형사 성공보수를 무효로 본 것도 결국 의뢰인이 사건의 결과가 아니라 변론의 내용을 보고 변호사를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대온 법률사무소 신동우 대표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1. 2.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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