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조사센터 · 절차별 가이드

조사실에서 한 말보다 조서에 적힌 문장이 오래 남습니다

수사관은 피의자의 말을 그대로 받아 적지 않고 자기 문장으로 정리합니다. 그 과정에서 생긴 작은 어긋남이 송치 여부와 재판에서 쟁점이 되곤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말할지만큼 어떻게 읽고 고칠지를 미리 알아 두어야 합니다.

핵심 정리

  • 수사관은 조서를 피의자 눈으로 확인시키거나 소리 내어 들려주어야 하고, 더하거나 빼거나 바꿔 달라는 요구가 있으면 그 내용을 덧붙여 적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44조 제2항).
  • 피의자가 이의를 단 대목은 지워 없애지 말고 알아볼 수 있게 남겨 둡니다. 무엇을 고쳤는지가 그대로 기록이 됩니다.
  • 사법경찰관이 만든 피의자신문조서는 법정에서 피고인 쪽이 내용을 인정해야 증거로 쓰입니다(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 다만 경찰 단계 진술의 무게가 가벼워지지는 않습니다.
  • 밤 조사가 금지된 시간에도 조서 열람만은 자정 전까지 할 수 있고, 서면 요청에 따른 열람 시간은 12시간 계산에서 빠집니다(수사준칙 제21조·제22조).
  • 조사 당일 자기 조서를 보여 주거나 복사해 달라고 신청하면 경찰관서의 장이 곧바로 제공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경찰수사규칙 제87조 제3항).

경찰 조서가 사건의 방향을 정하는 이유

"경찰에서 한 말은 법정에서 부인하면 끝"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법 조문만 보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경찰 단계 피의자신문조서가 법정에서 증거로 쓰이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법이 정한 절차와 방식대로 작성되었을 것, 그리고 재판에서 피고인 본인이나 변호인이 조서 내용이 맞다고 인정할 것입니다(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

하지만 재판까지 가기 전 단계를 생각하면 사정이 다릅니다. 경찰은 그 조서를 토대로 사건을 송치할지 말지 결정하고, 검사는 넘어온 기록을 읽고 공소 제기 여부를 판단합니다. 사건이 법정에 서게 될지를 사실상 경찰 단계 진술이 가르는 셈입니다. 법정에서 경찰 때와 다른 이야기를 하면 왜 말이 달라졌는지 설명해야 하고, 그 설명이 설득력을 잃으면 신빙성 전체가 흔들립니다.

반대 방향도 있습니다. 진술거부권 안내나 변호인 참여처럼 법이 정한 절차를 건너뛴 조서는 내용을 인정하느냐와 관계없이 증거능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0도3359 판결). 결국 처음 조사받을 때 사실 그대로, 정확한 문장으로 기록을 남기는 것이 가장 덜 위험한 길입니다.

말하기 전에 정해 둘 원칙

기본은 단순합니다. 모르면 모른다, 기억이 안 나면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합니다. 재촉을 받아 날짜나 액수를 대충 대면, 뒤에 객관 자료로 드러난 숫자와 맞지 않을 때 "진술을 번복했다"는 평가가 붙습니다. 확신이 없다면 "그 무렵이었던 것 같고 정확한 날은 대화 기록을 봐야 안다"처럼 범위와 확인 방법을 같이 말하세요.

거짓말은 처음부터 고를 수 있는 길이 아닙니다. 자기 사건의 피의자로서 사실과 다르게 말했다고 위증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거짓 하나가 들통나면 다른 해명도 함께 의심받습니다. 다른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가는 진술은 무고죄(형법 제156조) 문제로 커질 수도 있습니다.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거짓을 섞을 것이 아니라 진술거부권을 쓰는 것이 정당한 방법이며, 그 내용은 조사받는 사람의 권리에 정리했습니다.

진술서를 써 달라고 할 때 · 설명할 내용이 복잡하거나 본인이 서면 진술을 원하면 수사관은 진술서 작성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경찰수사규칙 제39조 제3항). 수사 과정에서 쓴 진술서도 증거능력을 따질 때는 피의자신문조서와 같은 잣대가 적용되므로(형사소송법 제312조 제5항), 그 자리에서 급히 써 내려가기보다 미리 정리해 둔 사실관계를 토대로 천천히 작성하세요.

질문 형태별로 답하는 요령

신문은 보통 넓은 데서 시작해 점점 좁혀집니다. 처음엔 학력, 경력, 재산, 가족 등 신상과 상대방을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를 묻고, 사건 당일의 흐름을 시간순으로 들은 뒤, 고소 내용이나 피해자가 한 말 가운데 몇 대목을 읽어 주면서 의견을 묻습니다. 대화 내역, 영상, 거래 기록 같은 자료는 대개 맨 뒤에 나옵니다. 진술을 먼저 받아 놓고 자료와 맞는지 대조하려는 것이어서, 초반에는 자료를 감춰 두는 일이 흔합니다.

  • 서술을 요구하는 질문 ·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처음부터 얘기해 보세요." 일어난 순서대로, 어디서 누구와였는지를 붙여 설명합니다. 기분보다 행동을 중심으로 설명해야 조서에 덜 왜곡되어 옮겨집니다.
  • 요약해서 되묻는 질문 · "결국 ○○했다는 말씀이지요?" 수사관이 앞선 답을 정리해 확인하는 형태입니다. 정리가 실제 답과 미세하게라도 다르면 즉시 바로잡습니다.
  • 상대 진술을 들이미는 질문 · "피해자는 ○○라고 진술했습니다." 통째로 인정하거나 흥분해서 부정하지 말고, 맞는 부분과 다른 부분을 갈라서 답합니다.
  • "만약"으로 시작하는 질문 · "그때 상대가 거절했다면 어떻게 하셨겠어요?" 가정에 대한 답이 실제 있었던 일처럼 적힐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어난 일에 대해서만 답하겠다고 해도 됩니다.
  • 자료를 보여 주며 묻는 질문 · "이 대화는 무슨 의미입니까?" 앞뒤가 잘린 화면 캡처라면 대화 전체를 본 다음 답하겠다고 해도 됩니다.

조서를 읽고 고칠 권리, 어디까지인가

형사소송법 제244조 제2항에 따라 수사관은 완성된 조서를 피의자에게 읽게 하거나 읽어 주고, 말한 대로 적혔는지, 사실과 다른 곳은 없는지 물어야 합니다. 피의자가 더하거나 빼거나 바꿔 달라고 하거나 의견을 말하면 이를 조서에 덧붙여 적고, 이의를 제기한 부분은 읽을 수 있는 상태로 남겨 둡니다. 고칠 것도 덧붙일 의견도 없다면 그렇다는 뜻을 피의자가 손으로 쓰고 간인한 다음 기명날인이나 서명을 합니다(같은 조 제3항). 전자 방식으로 만든 조서라면 전자서명으로 갈음합니다(경찰수사규칙 제39조 제4항).

서명 전에 다시 볼 곳
살펴볼 곳자주 생기는 어긋남이렇게 요구합니다
단어 선택내가 쓴 말 대신 법률 용어가 들어감실제로 한 표현으로 바꿔 달라고 함
확신의 정도"그랬을지도 모른다"가 "그랬다"로 바뀜짐작으로 한 말이라는 취지를 덧붙임
줄어든 설명길게 한 해명이 한 문장으로 압축돼 의미가 달라짐조건이나 이유 같은 핵심 단서를 살려 다시 적게 함
숫자와 날짜액수·횟수·날짜가 잘못 옮겨짐자료를 보고 정정하고, 불확실하면 그렇다고 표시
권리 안내 답변란권리를 쓸지에 대한 답이 미리 채워져 있음직접 읽고 손으로 쓰거나 서명(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제2항)
수사과정 기록도착·시작·종료·휴식 시각이 빠짐실제 시각과 맞는지 대조(형사소송법 제244조의4)

단어 하나로 뜻이 크게 달라지는 일이 흔합니다. 예를 들어 "어깨를 툭 건드렸다"가 "때렸다"로, "돈을 좀 융통해 달라고 했다"가 "속여서 받았다"로 적히면 전혀 다른 사건처럼 읽힙니다. 이런 곳은 반드시 고쳐 달라고 해야 합니다.

정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 사정을 조서에 남겨 달라고 하거나 아예 서명을 하지 않는 선택도 가능합니다. 서명이 없어도 조사 자체가 무효가 되지는 않지만, 기록이 내 말과 다르다는 뜻은 확실히 남습니다. 조사를 영상으로 녹화했다면 피의자나 변호인이 녹화물을 틀어 달라고 요구할 수 있고, 이의가 있으면 그 내용을 적은 서면을 첨부하게 되어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4조의2 제3항).

열람에 쓰는 시간, 그리고 조사가 끝난 뒤

조서를 꼼꼼히 읽으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수사준칙은 밤 조사를 막으면서도 이미 다 쓴 조서를 읽는 일은 자정 전까지 할 수 있게 열어 두었고(제21조 제1항 단서), 피의자의 서면 요청으로 조서를 읽는 시간은 12시간 상한에 포함하지 않습니다(제22조 제1항 제1호). 지쳤다는 이유로 대충 넘기지 마세요.

경찰서를 나온 뒤에는 기억이 선명할 때 어떤 질문에 어떻게 답했는지 적어 두세요. 자기가 진술한 대목과 자기가 제출한 서류라면 열람이나 복사를 청할 수 있습니다(수사준칙 제69조 제1항). 조사 당일에 그날 조서를 달라고 하면 경찰관서의 장은 바로 검토해 줄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경찰수사규칙 제87조 제3항), 나머지 신청에 대해서는 10일 이내에 공개·부분공개·비공개를 정합니다(같은 조 제2항). 조서에 담지 못한 해명이나 자료는 의견서로 보충할 수 있으니 의견서와 증거 제출 요령을 참고하세요. 피의자가 아니라 고소인이나 참고인 자격이어도 조서 확인 요령은 다르지 않습니다. 고소인으로 조사받을 때와 참고인으로 불려 갔을 때도 함께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조서 내용이 마음에 안 들면 서명을 안 해도 되나요?
내 진술과 다르게 적혔다면 서명하지 않을 수 있고, 그 사실은 조서 작성 경위로 기록됩니다. 다만 순서상 먼저 더하거나 빼거나 바꿔 달라고 요구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44조 제2항). 서명 거부로 조사가 무효가 되지는 않으니, 서명하지 않는 이유를 분명하게 말해 두세요.
이미 서명한 조서를 나중에 바로잡을 수 있나요?
서명 전에는 정정 요구가 가능하고 이의를 제기한 대목은 지워지지 않고 남습니다. 서명을 마친 조서는 손대기 어려우니, 추가로 조사해 달라고 하거나 의견서에 정정 취지와 근거 자료를 담아 내는 방식으로 보완합니다.
질문에 대한 기억이 흐릿하면 어떻게 답하나요?
기억나지 않는다고 있는 그대로 말하면 됩니다. 짐작으로 날짜나 금액을 말했다가 자료와 어긋나면 진술을 바꾼 것처럼 보입니다. 확인할 자료가 있다면 '대화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다'처럼 근거를 함께 말하세요.
내가 진술한 조서를 복사해 받을 수 있나요?
자기 진술 부분과 자기가 낸 서류는 열람·복사 신청 대상입니다(수사준칙 제69조 제1항). 조사 당일 신청하면 경찰관서의 장이 곧바로 제공 여부를 판단해야 하고(경찰수사규칙 제87조 제3항),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 등은 가려진 채 나올 수 있습니다.
재판에서 경찰 조서를 부인하면 증거에서 빠지나요?
경찰 단계 피의자신문조서는 법정에서 피고인 쪽이 그 내용을 맞다고 해야 증거로 쓰입니다(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 그렇지만 송치와 기소 여부는 그 조서를 보고 결정되고, 법정에서 말이 달라지면 신빙성이 문제 되므로 처음부터 정확하게 기록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수사관이 내가 쓰지 않은 법률 용어로 적어 놓았습니다.
실제로 한 표현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하세요. '툭 건드렸다'가 '때렸다'로, '돈을 융통해 달라고 했다'가 '속여서 받았다'로 적히면 뜻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정정을 청구하면 그 내용은 조서에 덧붙여 적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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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31. 기준 현행 법령(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과 판례로 작성했습니다. 법령 개정이나 개별 사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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