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정리
- 주인이나 가진 사람이 스스로 내놓은 물건은 영장 없이도 압수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18조). 효과는 영장 압수와 다르지 않아, 돌려받을 때까지 수사기관이 보관합니다.
- 어디까지 낸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면 제출의 계기가 된 혐의와 구체적·개별적으로 이어진 정보만 압수할 수 있고, 비슷한 종류의 범행이라는 사정만으로는 관련성이 생기지 않습니다(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
- 자료를 탐색·복제·출력할 때는 피의자와 변호인에게 입회할 기회를 주고, 파일별 명세를 적은 목록을 건네야 합니다(같은 판결, 수사준칙 제42조).
- 범위를 넘어 영장 없이 확보한 정보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이며, 뒤늦게 영장을 받거나 피고인이 증거로 동의해도 위법이 사라지지 않습니다(같은 판결).
- 복제할 때는 해시값 확인 같은 방법으로 원본과 같음을 보장해야 하고, 목록에 들어가지 않은 정보는 지체 없이 지우거나 폐기·반환해야 합니다(수사준칙 제42조).
내 달라는 요청, 거절해도 되는지
거절해도 됩니다. '임의'제출이라는 말 그대로 제출 여부는 기기를 가진 사람이 정하고, 수사기관이 강제로 가져가려면 압수수색영장이 따로 필요합니다(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 다만 거절하면 수사기관이 영장을 신청할 수 있고, 그때는 영장에 기재된 범위가 압수의 기준이 됩니다. 스스로 내는 것과 영장을 기다리는 것 가운데 무엇이 나은지는 사건마다 답이 다릅니다.
먼저 내는 편이 나을 때도 있습니다. 혐의를 벗겨 줄 대화나 사진이 기기 안에 있고 그 부분을 딱 잘라 특정할 수 있다면, 그 부분만 골라 먼저 제출해 잘못 짚은 의심을 일찍 걷어 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거꾸로 사건과 상관없는 사생활 기록이 많거나 다른 사람들과의 사적인 대화가 뒤섞여 있다면 범위를 좁게 정하거나 영장 절차를 밟게 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어느 경우든 조사실에서 바로 결정할 일은 아닙니다. 변호인과 상의하고 나서 답하겠다고 말하면 됩니다.
요청을 받은 뒤 메시지를 삭제하거나 공장 초기화를 하는 일은 절대 피하십시오. 사건 관련 정보를 없앤 사람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평가되고, 이는 구속 사유를 판단할 때 곧바로 불리하게 작용합니다(형사소송법 제70조 제1항 제2호, 제201조 제1항). 지운 기록이 포렌식으로 되살아나는 일도 잦아서, 결국 해명해야 할 거리만 늘어납니다.
스스로 냈다고 기기 전체가 열리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임의제출 방식으로 전자정보를 가져가는 경우에도 영장 압수와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 판결의 핵심을 풀어 보면 이렇습니다.
- 제출의 계기가 된 혐의와 관련된 정보를 출력하거나 복제한 것을 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기기 자체나 통째로 복제한 사본은 범위를 정해 출력·복제하기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할 때에만 받을 수 있습니다.
- 제출하는 사람이 어디까지 낼 생각인지 쉽게 물어볼 수 있었는데도 묻지 않았다면, 기기 속 정보가 모두 제출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 범위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 압수할 수 있는 것은 제출의 계기가 된 혐의와 관련이 있고 그 혐의를 증명할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정보에 그칩니다. 관련성은 구체적·개별적 연관이 있어야 인정되며, 같은 종류이거나 비슷한 범행이라는 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 그 선을 넘어 영장 없이 얻은 정보는 위법수집증거이고, 사후에 영장을 받았다거나 피고인이 증거 사용에 동의했다고 해서 위법이 치유되지 않습니다.
판결은 다만 불법촬영처럼 범행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고 같은 유형의 사진·영상이 정황증거가 될 개연성이 큰 범죄라면 관련성을 비교적 넓게 볼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겼습니다. 결국 휴대전화를 건네는 순간 제출서나 조서에 기간과 상대방, 예컨대 "○○와 나눈 메시지, ○월 ○일~○일분"처럼 범위를 못 박아 두는 일이 실제로 힘을 가집니다. 범위를 물어보지도 않고 가져간 경우와 범위를 분명히 적어 둔 경우는 법적으로 다르게 평가됩니다.
| 비교 항목 | 영장 압수(제215조) | 임의제출(제218조) |
|---|---|---|
| 출발점 | 검사가 청구하고 판사가 발부한 영장 제시 | 소유자·소지자의 자발적 제출 |
| 가져갈 수 있는 범위 | 영장 기재 범위와 사건 관련성 | 제출자가 정한 범위, 불분명하면 제출 계기 혐의와 구체적·개별적으로 연관된 정보만 |
| 입회 | 제121조에 따라 입회 가능 | 탐색·복제·출력 단계 입회 기회 보장 |
| 목록 | 전자정보 목록 교부(수사준칙 제42조) | 파일 명세가 특정된 목록 교부 |
| 다른 범죄 정보 | 탐색 중단 후 별도 영장 | 탐색 중단 후 별도 영장 |
| 돌려받기 | 환부·가환부 청구(제218조의2) | 환부·가환부 청구 |
분석 자리에 입회해야 하는 까닭
포렌식은 보통 기기 전체를 이미지 파일로 떠 낸 뒤, 그 안에서 기간이나 검색어로 필요한 정보를 찾아 뽑아내는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규정상으로는 그 자리에서 필요한 범위만 골라 인쇄하거나 복사하는 것이 원칙이고, 그게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할 때만 전체 사본이나 원본을 들고 가도록 합니다(수사준칙 제41조). 들고 간 뒤에는 탐색·복제·출력이 끝나는 대로 압수한 정보의 목록을 내주어야 하고, 목록에 오르지 않은 정보는 지체 없이 지우거나 폐기하거나 돌려준 다음 그 확인서를 건네야 합니다(제42조 제1항·제2항). 복제할 때는 해시값을 대조하거나 그 장면을 영상으로 남기는 등으로 원본과 똑같고 손대지 않았음을 보장해야 하며(같은 조 제3항), 처음부터 끝까지 피압수자나 변호인의 참여권을 지켜야 합니다(같은 조 제4항).
입회하면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검색어와 기간이 혐의 범위에 맞는지 확인하고, 상관없는 폴더나 앱까지 열려 하면 그 자리에서 이의를 냅니다. 입회한 피압수자나 변호인이 특정 정보는 사건과 무관하다고 의견을 밝히면 수사기관은 그 의견을 조서에 남겨야 합니다(제42조 제5항). 입회를 포기하면 그만큼 다툴 거리도 줄어듭니다. 대법원은 입회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혐의 관련 정보만 출력했더라도 압수를 적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하면서, 피압수자가 입회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시한 때는 달리 본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5. 7. 16. 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
분석 날짜는 담당 수사관과 맞춰 잡고, 그날은 영장 또는 제출서에 기재된 범위를 지참해 하나씩 맞춰 봅니다. 작업이 끝나면 건네받은 목록으로 무엇이 압수되었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사본을 떴다면 기기를 돌려 달라고 요청하십시오.
가족이나 상대방이 내 기기를 냈다면
피해자나 가족처럼 본인이 아닌 사람이 기기를 들고 수사기관을 찾아가는 일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때 압수 범위를 한층 좁게 보아야 하고, 실제로 압수를 당하는 피의자에게 입회 기회를 주며 전자정보 목록도 내주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 해당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피고인의 휴대전화 2대를 냈는데, 경찰이 그중 다른 한 대를 뒤져 1년 앞서 다른 사람을 촬영한 영상을 찾아내고 영장 없이 복제한 부분이 증거능력을 잃었습니다.
누가 실질적인 피압수자인지는 소유권을 기준으로 하지 않습니다. 압수 당시 그 기기를 실제로 지배·관리하면서 안에 든 전자정보 전반에 대한 관리처분권을 행사하던 사람이 누구인지를 겉으로 드러난 객관적 사정에 따라 판단합니다(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 한때 그 기기를 사용했다거나 기기 속에 본인 자료가 남아 있다는 정도로는 피압수자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내 휴대전화가 다른 사람의 손을 거쳐 수사기관에 들어갔다면, 언제 누가 냈는지, 분석 때 입회하라는 연락이 있었는지, 목록이 교부되었는지를 하나씩 짚어 위법이 있는지 따져 보아야 합니다.
원래 사건과 다른 정보가 나왔을 때
분석하다 보면 처음 혐의와는 다른 범죄를 의심케 하는 자료가 눈에 띄기도 합니다. 그럴 때 수사기관은 탐색을 더 진행하지 말고 멈춘 뒤, 법원에서 새 영장을 받아야 그 자료를 압수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5. 7. 16. 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 조사 중에 원래 사건과 동떨어진 대화나 사진을 들이밀며 질문한다면, 그 자료가 어떤 경로로 확보되었는지부터 확인하고 곧바로 답하지 않는 것이 옳습니다.
이렇게 뽑힌 자료가 다음 신문의 뼈대가 됩니다. 담당 수사관은 뽑아낸 메시지를 날짜순으로 보여 주며 무슨 뜻이었는지 묻는데, 몇 년 지난 대화의 맥락을 그 자리에서 떠올려 설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출석하기 전 변호인과 목록 속 자료를 미리 훑어보고, 오해를 살 만한 표현이 실제로 무슨 의미였는지 보여 줄 자료를 마련해 두십시오. 통신자료 조회나 SNS 계정 수사는 사이버 수사와 통신자료 조회 안내에서 따로 설명합니다.
덧붙이면, 잠긴 화면을 풀거나 암호를 털어놓도록 강제하는 규정은 형사소송법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암호를 묻는 질문에 응할지는 진술거부권 문제와 맞물려 있으니, 출석 전에 대응 원칙을 변호인과 세워 두십시오.
자주 묻는 질문
수사관이 휴대전화를 내 달라고 하면 반드시 따라야 하나요?
휴대전화를 냈더니 사진첩과 메신저를 전부 들여다볼까 걱정됩니다.
포렌식 분석에 꼭 입회해야 하나요?
휴대전화를 돌려받기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분석하다가 전혀 다른 사건 자료가 나오면 그것도 처벌 근거가 되나요?
잠금 비밀번호를 알려 달라고 하면 알려 줘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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