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재판센터 · 사건 유형별 대응

합의와 형사공탁,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가 관건입니다

피해가 얼마나 회복됐는지는 판사가 형을 정할 때 가장 무겁게 보는 사정 중 하나입니다. 처벌불원이 공소기각으로 이어지는 죄라면 합의 한 장으로 재판이 끝나기도 합니다. 피해자가 연락을 거절하거나 인적사항을 알 수 없을 때에는 형사공탁이라는 길이 따로 있습니다.

핵심 정리

  • 친고죄에서 고소가 취소되거나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표시되면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합니다(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제7호).
  • 고소 취소와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1심 판결이 선고되기 전에만 할 수 있고, 한 번 취소한 고소는 다시 할 수 없습니다(제232조).
  • 피해자 인적사항을 모르면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의 공탁소에 사건번호와 공소장에 적힌 피해자 명칭으로 공탁할 수 있습니다(공탁법 제5조의2).
  • 피고인이 금전을 공탁하면 법원은 판결 선고에 앞서 피해자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94조의6).
  • 피고인과 피해자가 함께 신청하면 합의 내용을 공판조서에 기재할 수 있고, 그 조서는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소송촉진법 제36조).

죄의 종류에 따라 합의의 효과가 갈립니다

사기, 절도, 상해처럼 피해자의 뜻과 관계없이 처벌되는 죄에서는 합의가 재판을 끝내지 못합니다. 대신 형법 제51조가 말하는 '범행 후의 정황'으로 평가되어 형량을 정하는 데 반영되고, 피해자가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사는 집행유예나 벌금형으로 갈지를 정할 때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반면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하지 못하는 반의사불벌죄(폭행, 협박, 명예훼손 등)와 고소가 있어야 처벌하는 친고죄(모욕 등)는 사정이 다릅니다. 합의 결과 고소가 취소되거나 처벌불원 의사가 표시되면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로 재판을 마쳐야 합니다. 참고로 형사소송법 제327조는 2026. 8. 4. 개정 때 각 호의 순서가 조정되어, 지금은 고소 취소가 제6호, 처벌불원 의사표시나 처벌 희망 의사의 철회가 제7호에 들어가 있습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것이 시한입니다. 고소 취소와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가능합니다(제232조 제1항·제3항). 1심이 선고된 뒤 항소심에서 합의하면 공소기각은 불가능하고 형을 정하는 사정으로만 쓰입니다. 또 한 번 취소한 고소는 다시 할 수 없으므로(같은 조 제2항), 이 점은 피해자에게도 분명히 설명해야 합니다.

피해 회복 수단별로 본 차이
수단갖춰야 할 것재판에 미치는 효과
형사공탁사건번호, 공소장 등에 적힌 피해자 명칭피해자가 동의하지 않아도 할 수 있음, 선고 전 법원이 피해자 의견을 들음(제294조의6)
합의 + 처벌불원서피해자가 응하고 합의금을 지급함반의사불벌죄·친고죄라면 1심 선고 이전에 한해 공소기각으로 종결, 그 밖의 죄에서는 형을 낮추는 사정
공판조서 화해 기재변론이 끝나기 전 피고인과 피해자가 함께 신청조서에 적힌 합의에 재판상 화해와 같은 힘이 생김(소송촉진법 제36조)
일부 변제·분할 변제피해자의 계좌나 받겠다는 의사회복하려 애쓴 사정으로 반영되며 얼마를 실제로 갚았는지가 중요

합의를 진행하는 순서

  1. 피해자 쪽 의사 확인피고인이 직접 연락하면 회유나 협박으로 받아들여지기 쉽고, 접근금지 조치가 걸려 있다면 연락한 사실만으로 곤란해집니다. 변호인이 나서거나 수사기관·법원을 통해 피해자 쪽 뜻을 먼저 알아봅니다.
  2. 금액과 지급 조건 정리일시불인지 분할인지, 분할이라면 지급이 밀렸을 때 어떻게 할지, 처벌불원서는 어느 시점에 받는지까지 미리 합의합니다.
  3. 문구 점검'선처를 부탁드린다'는 표현과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표현은 법적으로 다르게 읽힙니다. 공소기각을 노린다면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뜻이 문서에 또렷이 적혀 있어야 합니다.
  4. 법원 제출합의서와 처벌불원서에 이체 내역을 붙여 법원에 접수합니다. 피해자 본인이 서류를 내거나 법정에 나와 의사를 밝히는 방법도 있습니다.

합의서에 들어갈 기본 항목은 사건번호와 당사자, 합의금과 지급 방법·시기, 더 이상 민사상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구입니다. 처벌불원서는 이 가운데 처벌불원 의사만 떼어 법원에 내는 서류입니다. 두 서류 모두 피해자 본인 서명에 신분증 사본이나 인감증명서를 붙여야 진정한 의사로 확인됩니다.

피해자가 거절했는데도 계속 합의를 요구하거나, 합의하지 않으면 손해를 볼 것처럼 말하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 분명하면 그대로 존중하고, 피해자의 연락이 필요 없는 형사공탁으로 방향을 돌립니다.

연락처를 알 수 없을 때 쓰는 형사공탁

성범죄 사건이나 보복이 염려되는 사건에서는 수사기관과 법원이 피고인에게 피해자 인적사항을 알려 주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과거에는 공탁하기가 어려웠으나, 공탁법 제5조의2의 형사공탁 특례로 길이 생겼습니다. 공탁은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법원이 있는 곳의 공탁소에 하면 되고, 공탁서의 피해자 칸에는 이름·주소 대신 법원과 사건번호, 사건명, 공소장이나 조서 등에 적힌 피해자 특정 명칭을 기재합니다(같은 조 제1항·제2항). 피해자에게 공탁 사실을 알리는 절차는 공탁관이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는 방식으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제3항).

준비 단계에서는 공소장에 피해자가 어떤 명칭으로 표시돼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공탁서의 명칭이 공소장·조서의 표시와 다르면 피해자를 특정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공탁원인사실은 피해 발생 시점과 채무의 성격으로 특정하는 방식이 허용되므로(제2항), 무슨 범죄 때문에 생긴 배상금인지가 읽히도록 씁니다.

공탁금을 찾아갈 때 피해자는 법원 또는 공소청에서 받은 증명서, 즉 사건번호·공탁번호와 피해자 성명·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된 증명서로 본인임을 확인받아 공탁금을 찾아갑니다(제4항). 2026. 3. 24. 개정으로 이 증명서의 발급기관이 '공소청'으로 바뀌었습니다. 피고인이 공탁금을 회수할 수 있는 경우는 공탁법 제9조 제2항이 정한 때로 한정되고, 구체적인 절차는 대법원규칙으로 정합니다(제5조의2 제5항).

공탁이 들어오면 법원은 선고에 앞서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에게 의견을 물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94조의6 제1항). 피해자가 공탁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판사는 그 의견도 함께 저울질합니다. 그러니 선고 직전에 기습하듯 공탁하기보다는 피해자가 의견을 낼 시간을 두고, 피해에 걸맞은 금액으로 하는 편이 바람직합니다. 액수가 피해에 비해 지나치게 적으면 진정성부터 의심받습니다.

분할 합의를 지키게 하는 장치, 공판조서 화해

합의금을 나눠 받기로 했는데 피고인이 중간에 지급을 멈추면, 피해자는 다시 민사소송을 거쳐야 합니다. 소송촉진법 제36조의 형사소송 절차상 화해는 이 위험을 덜어 줍니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1심이나 2심 법원에 합의 내용을 공판조서에 적어 달라고 함께 신청하면, 그 조서에는 민사소송법의 재판상 화해에 준하는 효력이 생깁니다(같은 조 제1항·제5항). 변론 종결 이전의 공판기일에 직접 나와 서면으로 신청해야 하고(제3항), 제3자가 지급을 보증했다면 그 사람도 공동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2항). 피해자로서는 분할 합의를 받아들일 근거가 생기고, 피고인으로서는 동의를 얻기가 그만큼 쉬워집니다.

합의금 액수와 그 밖에 알아 둘 점

합의금에는 법이 정한 표준이 없습니다. 치료비, 재산 피해, 일하지 못한 손해 같은 실제 손해에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더해 협의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피고인 형편만 앞세워 지나치게 낮은 금액을 고집하면 합의가 성사되지 않고, 요구액이 과하다고 느껴질 때에도 감정을 앞세우지 말고 변호인을 통해 근거를 제시하며 좁혀 가야 합니다. 끝까지 합의가 어렵다면 형사공탁이나 일부라도 갚는 방법으로 성의를 보이는 것이 그다음 선택지입니다. 양형자료 보기 →

기소 전이라면 검사가 당사자 신청이나 직권으로 형사조정으로 보내는 제도가 있습니다(범죄피해자 보호법 제41조). 그러나 2026. 8. 4. 개정 이후 조정에 넘길 수 있는 사건은 공소를 제기할지 아직 정하지 않은 단계의 사건으로 좁혀졌기 때문에, 이미 재판이 시작된 사건에서는 쓸 수 없습니다. 재판 단계라면 당사자끼리의 합의, 형사공탁, 공판조서 화해 가운데서 길을 찾아야 합니다.

피해자라면 형사공탁금도 기한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찾아갈 수 있게 된 때부터 10년간 청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공탁법 제9조 제3항). 피고인이라면 합의에 이르지 못했어도 언제 어떤 경로로 얼마를 제안했는지, 공탁은 어떻게 했는지를 정리해 제출하면 피해를 갚으려 애썼다는 사정으로 반영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아도 공탁을 할 수 있나요?
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 인적사항을 모르는 경우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 공탁소에, 사건번호와 공소장 등에 기재된 피해자 명칭을 써서 맡기면 됩니다(공탁법 제5조의2). 그렇더라도 법원이 판결 전에 피해자 의견을 들으므로 피해자가 반대한다는 사정도 함께 고려됩니다.
1심이 끝난 뒤 합의해도 공소기각을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없습니다. 고소 취소나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효력을 갖는 시한은 1심 선고 전까지입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그 뒤의 합의는 항소심에서 형을 정하는 유리한 사정으로 쓰입니다.
피고인이 직접 피해자를 찾아가 사과하고 합의를 청해도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피해자에게는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고, 접근금지 조치가 있다면 그 자체로 문제가 됩니다. 변호인에게 맡기거나 수사기관·법원을 통해 피해자 의사부터 알아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합의금을 나눠 내기로 했다면 처벌불원서는 언제 받을 수 있나요?
피해자가 응하면 먼저 받을 수도 있지만, 지급이 끊길 걱정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합의 내용을 공판조서에 적는 소송촉진법 제36조의 화해를 이용하면 피해자가 강제집행할 근거가 생겨 합의가 수월해집니다.
판결이 나온 뒤 공탁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되찾는 것은 공탁법 제9조 제2항이 정한 사유에 해당할 때에 한하고 세부 절차는 대법원규칙에 따릅니다. 양형에 쓰려고 공탁했다가 판결 뒤 되찾을 생각이라면 공탁의 취지 자체와 맞지 않습니다.
합의서에서 빠지면 안 되는 내용은 무엇인가요?
사건번호, 금액과 지급 방식, 앞으로 민사상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 처벌불원 문구가 기본입니다. 반의사불벌죄에서 공소기각까지 바란다면 선처 부탁 정도의 표현으로는 모자라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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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31. 기준 현행 법령(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과 판례로 작성했습니다. 법령 개정이나 개별 사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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