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재판센터 · 사건 유형별 대응

검사 증거에 대한 답변,
동의와 부동의 사이에서 결론이 갈립니다

공판에서 검사의 증거목록을 받아 들면 항목마다 받아들일지 답해야 합니다. 받아들인 서류는 대개 판결문의 유죄 근거로 옮겨 가고, 거부하면 검사는 그 말을 한 사람을 증인석에 세워야 합니다. 어느 증거를 그냥 두고 어느 증거와 싸울지는 판결의 내용과 재판이 얼마나 걸릴지를 동시에 정하는 선택입니다.

핵심 정리

  • 유죄를 인정하려면 증거가 있어야 하고, 그 증명은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여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307조).
  • 양측이 증거로 써도 좋다고 동의한 서류나 물건은 진정성이 인정되면 증거로 쓰입니다(제318조 제1항).
  • 경찰 단계에서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을 신문해 만든 조서는 피고인 측이 법정에서 그 내용을 인정해야만 증거 자격을 얻습니다(제312조 제3항).
  • 검사가 피의자를 신문해 만든 조서에 관한 조항은 2026. 10. 2. 사라졌지만, 그 이전에 만들어진 조서는 옛 규정을 따릅니다(법률 제21857호 부칙 제12조 제3항).
  • 적법절차를 어겨 얻은 증거와 그로부터 파생된 2차 증거는 원칙적으로 유죄의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제308조의2, 대법원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증거인부는 무엇을 정하는 절차인가요

검사가 증거를 신청하면 법원은 그 서류를 피고인 측에 제시하고, 증거로 삼을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입장을 묻습니다(형사소송규칙 제134조 제2항). 증거 하나하나를 받아들일지, 아니면 증거 자격부터 문제 삼을지 답하는 일이 증거인부입니다. 답변은 증거목록에 동의, 부동의, 내용 부인 같은 표시로 기록됩니다.

이 답변 하나가 가져오는 결과는 작지 않습니다. 법정 밖에서 나온 말을 옮겨 적은 서류는 전문증거라서 원래는 증거로 쓰지 못합니다(제310조의2). 그런데 양측이 증거로 삼는 데 동의하면 진정성이 인정되는 한 이 제한이 풀립니다(제318조 제1항). 피고인 출석 없이 증거조사를 진행할 수 있는 사건에서 피고인이 법정에 오지 않았고 대리인이나 변호인도 나오지 않았다면, 동의한 것으로 간주되는 점도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제318조 제2항).

경찰 조서와 참고인 진술은 요건이 다릅니다

2026. 10. 2. 이후 수사기관 조서 논의는 사법경찰관 작성 조서를 축으로 돌아갑니다. 피고인 자신을 신문한 경찰 조서는 작성 절차에 흠이 없더라도, 공판에서 피고인 측이 내용을 받아들이지 않는 순간 증거 자격을 잃습니다(제312조 제3항). 조사 때 불리한 이야기를 했어도 법정에서 "그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하면 조서만으로는 유죄를 인정할 수 없고, 검사가 다른 증거를 찾아 입증해야 합니다.

피해자나 목격자를 조사한 조서는 그 문턱이 다르게 짜여 있습니다. 진술자가 법정에서 조서가 자기 말 그대로 적혔다고 확인하는 등으로 기재의 동일성이 증명돼야 하고, 피고인 측에 그 사람을 반대신문할 기회가 주어졌어야 하며, 진술 당시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였다는 점까지 증명돼야 합니다(제312조 제4항). 이런 조서에 부동의하면 진술자가 직접 증언대에 서게 되므로, 싸움의 무게는 반대신문을 얼마나 준비했느냐로 넘어갑니다. 증인신문 보기 →

증거별 증거능력 인정 조건
증거의 종류증거로 쓰이기 위한 조건근거 조문
경찰이 피고인을 신문한 조서작성 절차·방식이 적법할 것, 공판에서 피고인 측이 내용을 인정할 것제312조 제3항
경찰이 피해자·목격자를 조사한 조서작성 절차·방식 적법, 기재가 진술과 같다는 증명, 반대신문 기회 보장, 특신상태제312조 제4항
조사받으며 직접 쓴 진술서피고인이 쓴 것은 제3항, 그 밖의 사람이 쓴 것은 제4항의 요건을 따름제312조 제5항
수사와 무관하게 만들어진 글·메시지·파일작성자나 진술자가 법정에서 진정 성립을 인정할 것, 부인하면 포렌식·감정 같은 객관적 방법으로 증명제313조
법원·법관 앞에서 한 진술을 담은 조서추가 요건 없이 사용 가능제311조
진술자가 사망·질병·외국거주·소재불명으로 나올 수 없을 때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증명제314조
다른 사람의 말을 법정에서 옮기는 증언옮기는 말이 피고인의 것이면 특신상태, 제3자의 것이면 그 사람의 진술불능과 특신상태제316조
2026. 10. 2. 이전에 검사가 만든 조서 · 이번 개정으로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를 규율하던 제312조 제1항은 삭제됐습니다. 하지만 부칙은 시행일 전에 옛 규정에 따라 검사가 작성해 둔 조서에 대해서는 옛 규정을 적용하도록 했습니다(법률 제21857호 부칙 제12조 제3항). 옛 규정 역시 공판에서 피고인 측이 내용을 인정한 경우에만 증거로 쓰게 했습니다. 대법원은 여기서 말하는 내용 인정이 조서에 적힌 진술이 실제 일어난 일과 맞는다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보았고, 공범을 신문한 검사 조서도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면 피고인의 유죄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23도3741 판결).

진술서, 메신저 대화, 컴퓨터 파일

수사와 상관없이 만들어진 글이나 메모, 휴대전화 메시지, 저장장치 속 파일은 쓴 사람이 법정에 나와 자신이 작성한 것이 맞다고 하면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제313조 제1항). 쓴 사람이 부인해도 포렌식 분석이나 감정으로 작성자가 확인되면 증거능력이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그 서류를 쓴 사람이 피고인이 아니라면, 피고인 측이 그 사람을 신문할 수 있었어야 합니다(같은 조 제2항). 대화 캡처 화면이 제출된 사건에서는 원본과 동일한지, 누가 손대지 않았는지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는 일이 많습니다.

진술자가 숨졌거나 병중이거나 외국에 있거나 행방을 알 수 없어 법정에 세울 수 없다면, 조서나 서류를 증거로 쓰는 예외 규정이 작동할 수 있습니다. 이때도 그 진술이 믿을 만한 상황에서 나왔다는 '특신상태'를 증명해야 합니다(제314조). 대법원은 반대신문이라는 검증을 아예 거치지 않고 증거 자격을 주는 셈이므로 이 요건을 더 엄격하게 봐야 하고, 증명 수준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여야 한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16도17054 판결).

절차를 어기고 모은 증거의 운명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확보한 증거를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를 위반해 손에 넣은 증거는 물론, 그것을 실마리로 얻어 낸 2차 증거도 원칙적으로 유죄 판단에 쓸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절차 위반이 적법절차의 실질적 내용을 해치지 않는 예외적 사정이 있으면 증거로 삼을 수 있다는 판단 틀도 함께 제시했습니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영장 범위 밖의 물건까지 가져갔는지, 영장을 보여 주지 않았는지, 압수목록을 제때 내주지 않았는지 등이 이 주장을 시작하는 단서가 됩니다.

휴대전화처럼 전자정보를 압수한 사건에서는 참여권 보장 여부가 단골 쟁점입니다. 대법원은 복제본을 수사기관 사무실로 가져가 살펴보고 출력하는 단계에서도 피압수자나 변호인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아울러 변호인의 참여권은 변호인 자신의 권리이므로, 피압수자가 참여에 관한 의사를 밝혔더라도 변호인에게 따로 일시와 장소를 알려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4도19106 판결). 그러나 그 사건의 결론은 구체적 사정을 따져 증거능력을 인정한 원심을 유지한 것이었습니다. 위반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증거가 자동으로 빠지지는 않으니, 어떤 절차가 어떤 경위로 무시됐는지 사실관계를 세밀하게 주장해야 합니다.

자백은 따로 규정이 있습니다. 고문·폭행·협박을 당했거나, 구속이 부당하게 길었거나, 속임수에 넘어가 한 자백처럼 스스로 한 진술인지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유죄 증거가 되지 않습니다(제309조).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가 자백밖에 없다면 그것 하나로 유죄를 선고할 수도 없습니다(제310조).

동의할 증거와 다툴 증거를 고르는 방법

무조건 부동의가 정답은 아닙니다. 다툼의 여지가 없는 객관적 자료에까지 부동의하면 재판 기간만 늘어나고, 피해자를 괜히 증인으로 불러내 형량 판단에서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건의 핵심 진술에 선뜻 동의하면 증인석에서 진술의 허점을 드러낼 기회를 미리 포기하게 됩니다. 그래서 기록을 검토할 때는 공소사실을 직접 받치는 진술, 진술 사이에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 수집 경위가 의심스러운 증거를 먼저 골라 둡니다.

  • 동의를 고려할 만한 증거 · 진료 기록, 현장 사진, 계좌 내역처럼 내용에 이견이 없고 증인을 불러 봐야 얻을 것이 없는 자료
  • 부동의를 고려할 만한 증거 · 공소사실의 뼈대가 되는 피해자·목격자 조서, 공범이 한 말, 어디서 나왔는지 불분명한 캡처나 녹취록
  • 믿을 수 있는지만 공격하는 길 · 증거 자격이 없는 서류라도 법정 증언의 신빙성을 흔드는 탄핵증거로는 쓸 수 있습니다(제318조의2).

증거조사가 잘못 진행된다고 판단되면 검사·피고인·변호인 누구라도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법원은 이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제296조). 그 자리에서 이의를 남기지 않으면 뒤에 가서 다투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유죄를 인정하려면 증거가 있어야 하고 그 증명이 합리적 의심을 넘어야 한다는 원칙(제307조)을 검사가 실제로 충족했는지, 첫 번째로 따지는 자리가 바로 증거인부입니다. 무죄 판결의 요건 가이드 →

자주 묻는 질문

증거에 동의하면 정확히 어떤 효과가 생기나요?
진정성이 인정되는 한 그 서류나 물건은 그대로 판결의 근거로 쓰일 수 있습니다. 법정 밖에서 나온 말을 옮긴 서류는 원래 증거로 쓰기 어려운데, 동의하는 순간 그 장벽이 사라집니다. 공소사실의 뼈대가 되는 진술일수록 답변 전에 기록을 꼼꼼히 봐야 하는 까닭입니다.
경찰서에서 한 진술을 재판에서 부인할 수 있나요?
경찰이 피고인을 신문해 만든 조서는 공판에서 피고인 측이 내용을 받아들여야 증거가 됩니다. 법정에서 그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하면 조서만으로는 유죄를 인정할 수 없고, 검사가 다른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조사 경찰관의 증언처럼 다른 경로는 별도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부동의하면 피해자를 법정에서 다시 봐야 하나요?
피해자 조서에 부동의하면 검사는 대개 피해자를 증인으로 부릅니다. 증인석에서 진술의 허점을 짚을 기회가 생기지만, 이견이 없는 대목까지 부동의해 피해자를 출석시키면 형량 면에서 불리할 수 있습니다. 다툴 부분을 좁혀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검사 조서 조항이 삭제됐다면 예전에 만든 조서는 어떻게 되나요?
부칙에 따라 시행일 전에 옛 규정대로 작성된 검사 조서는 옛 규정으로 판단합니다. 옛 규정도 피고인 측이 내용을 인정해야 증거로 쓰게 했고, 공범을 신문한 검사 조서라도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면 유죄 증거가 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2023도3741)이 있습니다.
절차를 어기고 압수한 휴대전화 자료도 쓰일 수 있나요?
적법절차를 무시하고 확보한 증거와 그 증거를 실마리로 얻은 2차 증거는 원칙적으로 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위반이 적법절차의 실질을 해치지 않는 예외적 사정이 있으면 증거로 인정되기도 하므로, 참여 기회를 주지 않았다거나 영장 범위를 넘었다는 식으로 사실을 구체적으로 짚어야 합니다.
자백만으로도 유죄가 선고될 수 있나요?
불리한 증거가 자백 하나뿐이라면 유죄를 선고할 수 없고, 자백을 보강하는 다른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폭행이나 속임수처럼 스스로 한 진술인지 의심되는 사정이 있으면 그 자백은 처음부터 증거가 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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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31. 기준 현행 법령(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과 판례로 작성했습니다. 법령 개정이나 개별 사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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