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재판센터 · 사건 유형별 대응

판사만이 아니라
시민 배심원을 설득하는 재판

국민참여재판에서는 만 20세 이상 국민 중에서 뽑힌 배심원이 법정에서 증거조사를 직접 지켜보고, 유죄인지 무죄인지와 형량에 대해 의견을 냅니다. 판사가 그 평결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배심원 전원이 무죄로 평결하고 1심이 이를 받아들였다면 항소심은 그 판단을 더욱 무겁게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핵심 정리

  • 지방법원 합의부가 관할하는 사건, 대표적으로 법정형이 사형·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금고인 사건이 대상입니다(국민참여재판법 제5조,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
  • 공소장 부본 송달일부터 7일 이내에 희망 여부를 서면으로 밝혀야 하며, 내지 않으면 원하지 않는 것으로 처리됩니다(제8조). 그래도 첫 공판기일이 열리기 전이면 신청할 수 있다고 본 대법원 결정이 있습니다(대법원 2009모1032 결정).
  • 공범 중 일부가 원하지 않거나 성폭력범죄 피해자가 반대하는 경우 등에는 법원이 배제결정을 할 수 있고, 이에 대해 피고인은 즉시항고로 다툴 수 있습니다(제9조).
  • 배심원은 사건에 따라 9명·7명·5명이고, 유무죄는 만장일치로 정하되 의견이 갈리면 판사의 의견을 들은 뒤 다수결로 평결합니다(제13조, 제46조).
  • 평결과 양형 의견에 법원이 구속되지는 않지만, 평결과 다르게 판결하려면 판결서에 그 이유를 밝혀야 합니다(제46조 제5항, 제49조 제2항).

참여재판을 받을 수 있는 사건의 범위

대상은 법원조직법에 따라 지방법원 합의부가 제1심을 맡는 사건, 그 범죄의 미수·교사·방조·예비·음모 사건, 그리고 이들과 함께 병합 심리하는 관련 사건입니다(국민참여재판법 제5조 제1항). 합의부 관할의 중심은 법정형이 사형, 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금고인 사건입니다(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 제3호). 그런데 특수상해, 절도·상습절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중 일부, 음주운전 일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전기통신금융사기 등은 형이 무거워도 단독판사가 맡도록 따로 빼 두었으므로, 죄명별로 관할을 따로 짚어 보아야 합니다.

요건에 들어맞는다고 자동으로 참여재판이 열리지는 않습니다. 피고인이 원하지 않거나 법원이 배제결정을 내리면 일반 재판으로 진행됩니다(국민참여재판법 제5조 제2항). 결국 피고인이 원한다는 의사를 밝히는 데서 절차가 시작됩니다. 사건번호에 '고합'이 붙어 있고 의사확인서가 동봉돼 왔다면 대상 사건이라고 보면 됩니다.

신청 기한과 의사를 밝히는 방법

희망 여부를 적은 서면은 공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안에 내야 합니다. 우체국에 접수해 발송한 시점, 또는 구속된 피고인이 구치소장에게 맡긴 시점에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인정되고, 아무것도 내지 않으면 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처리됩니다(제8조 제2항·제3항). 대법원은 기한이 지났더라도 첫 공판기일 전이라면 신청이 가능하고, 법원이 피고인 의사를 확인한 뒤 참여재판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9. 10. 23. 자 2009모1032 결정).

의사를 번복할 수 있는 시한도 있습니다. 배제결정이나 회부결정이 내려졌거나, 공판준비기일이 종결됐거나, 제1회 공판기일이 열린 다음에는 처음 밝힌 의사를 바꾸지 못합니다(제8조 제4항). 법원은 피고인의 의사를 서면 등으로 꼭 확인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1항). 구속된 피고인이 기간 내에 구치소장에게 신청서를 맡겼는데도 법원이 배제결정 없이 일반 절차로 재판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그 공판절차에서 이뤄진 소송행위가 무효라며 1심과 2심 판결을 모두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도7106 판결).

  1. 대상인지 확인공소장에 적힌 죄명과 적용법조를 보고 합의부 관할 사건에 해당하는지 따집니다.
  2. 희망 의사 제출송달일부터 7일 안에 참여재판을 원한다는 서면을 법원에 냅니다.
  3. 공판준비절차참여재판 사건은 예외 없이 공판준비절차에서 쟁점과 증거를 정리합니다(제36조, 제37조). 배심원은 이 준비 단계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4. 배심원 선정공판기일 당일 출석한 후보자 중에서 배심원과 예비배심원을 뽑습니다.
  5. 심리 · 평의 · 판결증거조사와 변론이 끝나면 배심원이 평의해 결론을 내고, 판결 선고는 원칙적으로 변론이 끝난 당일에 이뤄집니다(제48조 제1항).

지방법원 지원의 합의부 사건이라면 피고인이 참여재판을 원하고 배제결정이 없는 경우 지원이 회부결정을 해 사건을 본원 합의부로 넘깁니다(제10조). 재판을 받는 법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미리 감안해 두십시오.

법원이 참여재판을 하지 않기로 하는 경우

법원은 공소가 제기된 때부터 공판준비기일이 끝난 다음 날까지, 다음 사정이 있으면 참여재판을 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배심원 등의 생명·신체·재산이 위협받을 우려가 있어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 공범 관계에 있는 피고인 일부가 원하지 않아 절차 진행이 어려운 경우, 성폭력범죄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 그 밖에 참여재판으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입니다(제9조 제1항). 이 결정을 하기 전에 법원은 검사·피고인·변호인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피고인은 배제결정에 즉시항고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제3항).

이미 진행 중인 참여재판도 사정이 바뀌면 일반 절차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피고인이 아파서 공판이 오래 멈추거나, 구속기간이 끝나거나, 성폭력범죄 피해자를 보호할 필요가 생긴 경우 등에는 법원이 통상 절차 회부를 결정할 수 있고, 여기에는 불복할 수 없습니다(제11조).

배심원 인원과 평결 방식

배심원은 만 20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 뽑히며(제16조), 사실을 어떻게 인정할지, 법령을 어떻게 적용할지, 형을 얼마로 할지에 관해 의견을 냅니다(제12조 제1항). 변론이 종결되면 재판장은 배심원에게 공소사실의 요지와 적용법조, 피고인과 변호인이 주장한 내용의 요지, 증거능력 등을 설명해야 합니다(제46조 제1항).

배심원 구성과 평결 규칙
항목내용근거
배심원 5명공판준비절차에서 피고인 측이 공소사실의 주요 부분을 인정하면 법원이 이 인원으로 정할 수 있음제13조 제1항 단서
배심원 7명아래 9명 사건을 제외한 대상 사건제13조 제1항
배심원 9명법정형에 사형·무기징역·무기금고가 있는 사건제13조 제1항
유죄·무죄 평결만장일치면 그대로 평결, 의견이 갈리면 판사 의견을 들은 다음 다수결(판사는 평결에 참여하지 않음)제46조 제2항·제3항
형량 의견유죄로 평결되면 판사와 함께 형량을 토론하고 의견을 밝힘제46조 제4항
법원에 대한 효력평결과 의견은 법원을 구속하지 않음, 다른 결론을 내리면 이유를 설명하고 판결서에 기재제46조 제5항, 제48조 제4항, 제49조 제2항

평결이 판결에 미치는 무게

배심원 평결의 효력은 권고에 그칩니다. 그래도 재판장은 판결을 선고하면서 평결 결과를 피고인에게 알려야 하고, 평결과 다른 판결을 하려면 그 이유를 설명하고 판결서에 기재해야 합니다(제48조 제4항, 제49조 제2항). 대법원은 증인신문 등 사실심리의 모든 과정을 지켜본 배심원이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했고, 그 평결이 재판부의 심증과도 일치해 1심이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항소심은 새로운 증거조사를 통해 이와 명백히 반대되는 충분하고도 납득할 만한 현저한 사정이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판단을 한층 더 존중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도14065 판결). 당시 항소심이 피해자 한 사람만 다시 신문하고 유죄로 뒤집은 판결은 파기됐습니다.

그렇다고 참여재판이 늘 피고인에게 유리한 선택은 아닙니다. 형량 다툼만 남은 자백 사건, 여론의 비난이 거센 범죄, 복잡한 법리가 핵심인 사건이라면 법률가가 아닌 시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함께 따져 보아야 합니다. 반면 '누구 말이 맞는가'가 승부처인 사건이나 정당방위처럼 상식에 기댄 판단이 중요한 사건에서는 배심원에게 직접 호소할 기회가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신청할지는 기록을 검토해 쟁점의 성격을 파악한 뒤 결정합니다.

배심원 앞 재판을 위한 준비

배심원은 법률가가 아니고, 미리 기록을 받아 보지도 않습니다. 증거는 법정에서 처음 접하므로, 참여재판의 승부는 서면보다 법정 설명에서 납니다. 변호인은 준비기일에 다툴 쟁점을 몇 가지로 추리고, 배심원이 짧은 공판 기간 안에 사건을 이해할 수 있도록 증인 신문 순서와 보여 줄 증거를 짜 두어야 합니다(국민참여재판법 제37조 제1항). 현장 사진, 시간대별 이동 경로표, 대화 요약표처럼 한 장으로 이해되는 자료가 도움이 됩니다. 준비기일에 신청하지 않은 증거를 공판에서 내기 어렵다는 점은 일반 사건과 다르지 않습니다.

모두진술과 최종변론 역시 판사만 듣는 재판과는 다르게 다듬습니다. 전문용어를 걷어 내고, 검사가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지와 어느 대목에 합리적 의심이 남아 있는지를 실제 증거와 이어서 풀어 줘야 합니다. 범죄사실은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돼야 하고(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재판장도 평의에 들어가기 전에 증거능력과 주의할 점을 배심원에게 설명합니다(국민참여재판법 제46조 제1항). 피고인이 법정에서 보이는 태도 또한 배심원이 바로 앞에서 지켜본다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무죄 판결의 요건 가이드 →

자주 묻는 질문

내 사건이 국민참여재판 대상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지방법원 합의부가 1심을 맡는 사건이면 대상입니다. 법정형이 사형·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 징역·금고인 사건이 대표적이지만, 특수상해나 음주운전 일부처럼 단독판사 관할로 따로 정해진 죄명도 있어 공소장의 죄명을 기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사건번호에 '고합'이 붙어 있는지도 단서가 됩니다.
신청은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원칙은 공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이내입니다. 기한이 지나도 첫 공판기일 전이면 신청할 수 있다는 대법원 결정이 있으나, 공판준비기일이 종결되거나 첫 공판기일이 열린 뒤에는 처음 밝힌 의사를 바꿀 수 없으니 일찍 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배심원이 무죄로 평결하면 판사도 따라야 하나요?
평결은 권고적 효력만 있어 판사가 반드시 따를 의무는 없습니다. 그러나 다른 결론을 내리려면 이유를 설명하고 판결서에 적어야 합니다. 또 배심원 만장일치 무죄 평결을 받아들인 1심 판단은 항소심에서 한층 더 존중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2009도14065)이 있습니다.
원했는데도 법원이 참여재판을 거부할 수 있나요?
공범 일부가 원하지 않는 경우, 성폭력범죄 피해자가 반대하는 경우처럼 법이 정한 사유가 있으면 배제결정을 할 수 있고, 피고인은 즉시항고로 다툴 수 있습니다. 반면 배제결정도 없이 신청을 그냥 지나친 채 일반 재판을 진행했다면 그 절차는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있습니다.
참여재판은 보통 며칠 걸리나요?
법은 변론을 마친 날 판결을 선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선고 날짜를 따로 잡더라도 변론 종결 뒤 14일 안으로 정하도록 합니다. 공판이 며칠 이어질지는 사건 규모에 따라 다르고, 쟁점과 증거 정리는 대부분 공판준비기일에서 마칩니다.
배심원은 몇 명이 들어오나요?
법정형에 사형·무기가 있는 사건은 9명, 나머지 대상 사건은 7명입니다. 공판준비절차에서 피고인 측이 공소사실의 주요 부분을 인정한 경우에는 법원이 5명으로 정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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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31. 기준 현행 법령(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과 판례로 작성했습니다. 법령 개정이나 개별 사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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