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재판센터 · 사건 유형별 대응

집행유예·선고유예,
법이 정한 문턱부터 확인합니다

같은 징역형이라도 교도소에 가느냐, 사회에서 생활을 이어 가느냐는 전혀 다른 결과입니다. 집행유예는 판사의 재량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선고할 형의 상한과 이전 전과에서 비롯되는 결격기간이라는 법률상 조건을 먼저 통과해야 합니다. 정상 참작은 그다음 단계의 문제입니다.

핵심 정리

  • 3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할 때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으로 집행을 유예할 수 있습니다(형법 제62조 제1항).
  •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집행을 마치거나 면제된 뒤 3년까지 사이에 저지른 죄는 집행유예 대상이 아닙니다(같은 항 단서).
  •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한 죄라도 재판 도중 그 유예기간이 실효·취소 없이 지나갔다면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6도6196).
  • 1년 이하 징역·금고, 자격정지, 벌금을 선고하면서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하면 선고를 유예할 수 있고,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봅니다(제59조, 제60조).
  • 유예기간 중 고의범으로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면 집행유예는 효력을 잃습니다(제63조).

집행유예가 가능한 선고형의 범위

집행유예란 유죄를 인정해 형을 정하되, 실제로 교도소에 보내는 일은 일정 기간 보류하는 판결입니다. 보류된 기간을 무사히 넘기면 형을 선고받았던 효과 자체가 사라집니다. 근거 조문인 형법 제62조 제1항에 따르면, 판사가 선고하려는 형이 3년 이하의 징역·금고이거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일 때 제51조의 여러 사정을 살펴 1년부터 5년 사이에서 기간을 정해 집행을 미룰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3년은 조문에 적힌 법정형이 아니라 이 사건에서 실제로 내려질 형입니다. 하한이 높은 죄라도 판사의 재량 감경(형법 제53조)이나 법률상 감경으로 3년 아래까지 내려올 수 있다면 집행유예의 여지가 생깁니다. 반대로 여러 범죄가 한데 묶여 형이 3년을 넘어서면 어떤 딱한 사정도 집행유예를 열어 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형사 변론에서는 예상 선고형이 이 선 안에 들어올 수 있는지부터 계산합니다.

두 종류의 형을 함께 선고하는 판결이라면 한쪽만 보류할 수 있어, 징역은 미루고 벌금은 바로 내게 하는 식의 판결도 가능합니다(제62조 제2항). 보류 기간은 1~5년 범위에서 정해지는데, 길게 정해질수록 다시 문제를 일으켰을 때 유예가 무너질 수 있는 시간도 길어진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재판부를 설득해야 할 핵심은 '이 사람은 밖에서 생활해도 다시 범죄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근거입니다. 합의나 공탁으로 피해를 갚은 사실, 안정된 일자리와 곁에서 지켜볼 가족, 범행 원인에 맞춘 치료나 교육, 수사 초기부터 흔들림 없이 이어진 반성이 그런 근거가 됩니다. 자료 준비는 양형자료에서 이어서 설명합니다. 불구속으로 재판을 받던 중 실형이 선고되면 그 자리에서 법정구속될 수 있으므로, 결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사건이라면 선고 기일 전에 가족 생계와 업무 공백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결격기간, 새 범행의 날짜로 판단합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는 집행유예를 막는 기간을 정합니다.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그 형의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날 이후 3년이 되는 날까지의 사이에 저지른 범죄라면 집행유예를 붙일 수 없습니다. 이 기간에 들어가는지는 새 범죄를 저지른 날로 따집니다. 과거에 실형을 살았다면 그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출소 뒤 3년까지가 막힌 기간이고, 이 사이에 저지른 범행이라면 이번 사건에서 집행유예는 법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앞선 집행유예 기간이 아직 흐르고 있을 때 또 범죄를 저지른 경우는 한 가지를 더 봐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런 사건이라도 앞선 집행유예가 실효되거나 취소되지 않은 채 정해진 기간을 끝까지 채웠다면, 그 형의 선고는 이미 효력을 잃었으므로 다시 집행유예를 내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기소된 이후 재판이 이어지는 중에 앞선 유예기간이 끝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7. 2. 8. 선고 2006도6196 판결). 거꾸로 이번 판결이 선고되는 날 앞선 유예기간이 하루라도 남아 있다면 결격입니다. 그래서 이런 유형의 사건은 선고일이 앞선 유예기간의 만료일을 넘어서느냐가 결과를 가르기도 합니다.

세 가지 선고 형태 한눈에 보기
선고 형태받기 위한 조건정해진 기간이 지나면근거
선고유예1년 이하 징역·금고, 자격정지, 벌금 /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함 / 자격정지 이상 전과가 없음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형법 제59조, 제60조
집행유예3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 / 결격기간에 해당하지 않음1~5년의 유예기간을 마치면 형 선고가 효력을 잃음형법 제62조, 제65조
실형법정형 범위 안에서 선고형 집행을 마친 뒤 형의 실효 기간이 지나면 실효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먼저 표로 정리해 볼 것 · 이전 판결의 확정일, 그 형의 집행이 끝난 날, 이번 범행일, 이번 사건에서 예상되는 선고형의 상한을 나란히 적어 보면 집행유예가 법적으로 가능한지 금방 드러납니다. 결격에 걸린다면 집행유예를 구하는 대신 형기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변론을 바꿔야 합니다.

함께 붙는 조건: 보호관찰·사회봉사·수강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판사는 그와 함께 보호관찰을 받으라고 하거나, 일정 시간 사회봉사를 하거나 강의를 들으라고 명할 수 있습니다(형법 제62조의2 제1항). 보호관찰은 보통 유예기간 전체에 걸쳐 이뤄지지만, 법원이 유예기간보다 짧게 따로 정할 수도 있습니다(제2항). 사회봉사와 수강은 유예기간이 끝나기 전에 마쳐야 합니다(제3항). 범행의 원인과 연결된 내용이 붙는 경우가 많아서, 음주운전 사건에는 준법운전 강의, 성범죄 사건에는 성폭력 치료 강의, 마약 사건에는 약물 치료 강의가 흔히 함께 명해집니다.

이런 조건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큰 대가를 치를 수 있습니다. 조건이 붙은 집행유예를 받은 사람이 지켜야 할 사항이나 명령을 어기고 그 위반이 가볍지 않다면 법원은 집행유예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제64조 제2항). 보호관찰관이 부르는데 몇 번이고 나가지 않거나, 정해진 봉사 시간을 끝내 채우지 않으면, 미뤄 뒀던 형을 실제로 살게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선고유예, 형을 정하는 일 자체를 보류

선고유예는 유죄라는 판단은 내리되 형을 정해 선고하는 일 자체를 뒤로 미루는 판결로, 유죄판결 가운데 가장 가볍습니다. 형법 제59조 제1항에 따르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벌금을 선고할 사안에서 깊이 뉘우치는 모습이 분명히 드러나면 판사는 선고를 미룰 수 있습니다. 다만 과거에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적이 있다면 이 혜택은 받을 수 없습니다(같은 항 단서). 미뤄 둔 날부터 2년이 무사히 지나면 면소판결을 받은 것과 같이 취급하고(제60조), 다시 죄를 짓지 않도록 지도와 도움이 필요하다고 보면 1년 동안 보호관찰을 붙일 수 있습니다(제59조의2).

선고유예도 깨질 수 있습니다. 보류 기간 중에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정한 판결이 확정되거나, 숨겨져 있던 그런 전과가 나중에 드러나면 법원은 미뤄 뒀던 형을 선고합니다(제61조 제1항). 보호관찰 중 지킬 사항을 심하게 어긴 경우에도 같은 결과가 됩니다(같은 조 제2항). 공무원, 교사, 군인처럼 받은 형의 종류에 따라 신분이 달라지는 직업이라면 벌금형이냐 선고유예냐가 생계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정은 말로만 호소하지 말고, 관련 법령 조항과 재직 서류를 붙여 양형자료로 제출해야 재판부가 실제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유예가 무너지는 경우와 무사히 끝난 뒤

집행유예가 사라지는 길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실효입니다. 유예기간 안에 고의로 다른 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면, 앞선 집행유예는 그 순간 힘을 잃습니다(형법 제63조). 과실로 저지른 범죄이거나, 벌금형을 받았거나, 다시 집행유예를 받은 경우라면 실효되지 않습니다. 다른 하나는 취소입니다. 집행유예를 선고한 뒤에 사실은 결격 사유가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면 법원은 그 선고를 취소하고(제64조 제1항), 보호관찰 등에서 지킬 사항을 크게 어긴 경우에도 취소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실효도 취소도 없이 유예기간을 다 채우면 형을 선고받은 효과가 사라집니다(제65조). 수형인명부에 있던 기록이 지워지고 수형인명표도 폐기됩니다(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2호). 다만 형 선고를 받았던 사실까지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어서, 수사기관이 관리하는 수사자료표 같은 기록은 그대로 남을 수 있습니다. 판결 확정 이후의 절차는 판결 확정 후 가이드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집행유예 기간에 다른 죄를 지으면 실형이 확정적인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번 판결이 선고되는 날 앞선 유예기간이 남아 있으면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에 걸려 집행유예를 다시 받을 수 없습니다. 반면 재판 도중 앞선 유예기간이 실효나 취소 없이 끝났다면 다시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2006도6196)이 있습니다.
징역형이 아니라 벌금형에도 집행유예가 붙을 수 있나요?
붙을 수 있습니다. 선고되는 벌금이 500만원 이하라면 1년에서 5년 사이의 기간을 정해 집행을 미룰 수 있습니다(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 판결을 받아도 전과 기록이 생기나요?
생깁니다. 유죄판결이기 때문입니다. 유예기간을 무사히 마치면 형 선고가 효력을 잃고 수형인명부에서 기록이 지워지지만, 형을 선고받았던 사실 자체와 수사자료 기록까지 모두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선고유예와 집행유예의 차이를 쉽게 설명해 주세요.
집행유예는 형을 정해 선고해 두고 실제 집행만 미루는 것이고, 선고유예는 형을 정하는 일 자체를 미뤄 뒀다가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보는 제도입니다. 선고유예는 1년 이하 징역·금고, 자격정지, 벌금을 선고할 사건에서만 가능하며, 자격정지 이상의 전과가 있으면 받을 수 없습니다.
사회봉사 명령 시간을 기간 안에 채우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지켜야 할 사항이나 명령을 어기고 그 정도가 무겁다면 집행유예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형법 제64조 제2항). 사정이 생겨 이행이 어렵다면 미리 보호관찰소에 연락해 일정 조정을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예기간 중 음주운전으로 벌금을 받았습니다. 집행유예가 깨지나요?
형법 제63조의 실효 사유는 고의범으로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된 경우이므로, 벌금형만으로는 실효되지 않습니다. 다만 보호관찰 등에서 지켜야 할 사항을 어긴 사정이 함께 있다면 취소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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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31. 기준 현행 법령(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과 판례로 작성했습니다. 법령 개정이나 개별 사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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